여야 대권주자들이 추석 표심잡기에 나섰다. 모처럼의 긴 연휴를 이용해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은 살리는 대권전략 상 중요한 시기로 활용하고 있다. 범여권의 대권주자군으로 불리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고건 전 총리는 추석 연휴에도 바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김근태 의장은 추석 연휴 기간에 여당에 대한 민심의 벽을 뚫기 위한 구상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우선 2~4일까지 민심잡기를 위한 현장 방문 일정으로 할애한다. 2일에는 마포 노인종합복지관, 3일에는 양재동 농협유통센터를 찾아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4일에는 서울경찰청과 서울역을 방문해 명절 점검과 인사를 할 예정이다. 이후 5~7일에는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정계개편과 뉴딜 가속화를 위한 구상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체류를 마치고 귀국한 정동영 전 의장은 이번 추석 연휴를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보낼 예정이다. 4일께 순창으로 내려가 현지에서 친지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선영을 둘러보면서 한가위를 보내기로 한 것. 정 전 의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달말까지 호남 지역에 머물면서 지역사회 원로들을 만나고 현장 방문 및 대학 강연 등 일정을 소화한다.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전북을 다져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 고건 전 총리는 한가위 연휴 기간에도 ‘취약지’를 방문, 자신의 ‘최대 무기’인 대중 지지도를 강화하는 데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주 전북과 충남을 잇따라 방문한 고 전 총리는 2일에는 경남 통영의 시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통영 명예 시민증을 받을 예정이다.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고 전 총리에겐 적잖은 의미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고 전 총리가 추석 연휴 이후 정계개편을 주도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구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대권주자 ‘빅3’도 한가위 연휴를 맞아 자신들만의 ‘명절 구상’에 나섰다. 독일에서 2일 귀국하는 박근혜 전 대표는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기존의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 전 대표는 추석인 6일 동생인 지만씨 내외와 조카 등 가족들과 삼성동 자택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며, 현충원을 찾아 선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소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전 시장은 정책 구상을 통해 ‘공중전’ 준비를 한다. 당초 이 전 시장은 2일부터 일주일 가량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추석 기간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정책 탐사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현지 사정으로 연기됐다. 대신 이 전 시장은 교수그룹 등 자신을 도와 온 전문가 그룹과 경부운하의 해외사례 연구 모임을 갖는 등 국내에서 정책 탐사를 갖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민심대장정 중인 손학규 전 지사는 추석 기간 독도를 방문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울릉도를 거쳐 추석 당일 독도를 방문, 경비대를 위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토의 동쪽 끝이란 상징성과 일본과의 외교적 신경전을 고려할 때 독도 탐방은 대권 주자로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