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대해 비판의 포문을 연 사람은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였다. CNN 주도로 1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서 개최된 토론회에 참석한 그는 과거 트럼프가 자신의 외모를 비하한 점을 지적하며 "이 나라의 여성들이 트럼프 후보가 한 이야기를 분명히 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트럼프도 바로 반격했다. 그는 피오리나의 과거 CEO 경력을 언급하며 "당신을 역사상 최악의 CEO라고 평가하는 보고서가 있다"고 응수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도 트럼프와 설전을 벌였다. 그는 트럼프가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멕시코계 아내를 언급한 점을 지적한 뒤 "내 아내를 정치대화의 소동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트럼프는 그 점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난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럴 생각이 없다"며 부시 전 지사의 발언을 무시했다.
다른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주지사는 "트럼프를 공화당원으로 대우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는 민주당도, 공화당도, 무소속도 아니고 그저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주지사도 트럼프를 겨냥해 "우리에게는 백악관 '견습생'이 필요하지 않다"며 그가 대선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토론회가 비방전으로만 진행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후보들이 서로에게 하는 인신공격은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만 유리하게 만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비난으로 격렬해진 분위기를 진정시키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