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 2가 시행되면 기업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개인 고객들도 영향권에 들어간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신용도가 높으면 대출금리 등 여러 면에서 혜택을 보지만 신용도가 떨어지면 그 반대가 된다. 따라서 연체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한편 가능하다면 은행 한 곳으로 거래를 집중해 신용점수를 높여놓는 게 바람직하다. ◇신용평가 더욱 정교해져=내년부터 바젤 2가 시행되면 신용도가 높은 개인 고객에게는 이전보다 더 좋은 대출조건이 적용되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은 돈 빌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바젤 2에 따르면 은행은 자산에 포함된 실제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고 측정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 운영해야 한다. 바젤 2I에서는 ‘소매금융 위험 노출도’를 크게 ▦주거용 주택담보대출 ▦가계자금·신용카드 등 지속적인 회전거래 ▦기타소매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구분기준에 따라 위험수준이 유사한 거래는 한 그룹으로 모아 위험을 평가한다. 따라서 개인 고객이 신용카드 결제를 연체하거나 대출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면 위험노출도가 높아져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 시스템은 은행의 주요 비즈니스 영역, 목표고객, 데이터 관리상황, 신용평점 정보, 리스크 수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 같은 종합평가 과정에서 은행은 소매 고객의 거래위험을 보다 정교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이런 평가를 통해 ‘자기자본 비율 상승(또는 위험가중치 하락)’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게 된다. 은행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고객의 위험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확보,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개인신용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은행들은 신청자의 거래위험을 보다 확실하게 측정하기 위해 더욱 엄격한 심사 ‘잣대’를 적용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신용도가 떨어지면 은행 대출은 꿈도 꾸기 어렵게 된다. 장래관 신한은행 리스크관리부 부부장은 “바젤 2에서는 리스크 평가 결과를 대출금리와 한도설정 등에 반영하도록 요구한다”며 “소매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개인 고객에 대한 정교한 리스크 평가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관리에 신경 써야=은행들의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소비자들도 은행의 심사와 평가기준에 맞출 수밖에 없다. 대출의 경우 본인의 신용과 정보관리가 대출한도와 금리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현재 은행의 신용위험평가 시스템은 고객의 신용평점과 담보 유무, 연체정보 등을 반영하고 있다. 만약 금융기관에 연체거래 정보가 있다면 앞으로 다른 은행과 거래할 때도 높은 대출금리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심지어 아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평소에 자신의 신용도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바젤 2가 도입되면 은행들은 상품의 개발과 사업전략 수립에서 정확한 리스크 평가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은행의 평가나 심사기준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개인 고객들도 여기에 맞춰 신용관리를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