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볼만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준비된 살인자'를 체포하라자아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인조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준 '블레이드 러너', 인간의 기억마저 지배당하는 사회속에서 자본의 논리를 벗어나 인간다움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토탈 리콜'. SF영화의 고전으로 통하는 두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필립 K 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미래사회를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이분법적인 구도로 구분하기보다는 현존하는 인간적인 문제인 자아 정체성, 사회 가치관의 혼돈에 관한 고민이 미래에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을 그린다. '영상의 마술사'스티븐 스필버그감독과 스타 톰 크루즈가 만났다고 해서 제작초기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던 '마이너리티 리포트'역시 필립 K 딕의 동명 단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이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원인과 결과에 대한 혼돈에서 오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영화적 볼거리와 상상력을 부각시켰다. 최첨단 미래 교통수단인 자기 부상 자동차, 단순한 수평 앵글이 아닌 급격하게 수직으로 이동하는 카메라 앵글 등 놀라운 영화적 볼거리로 한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2054년, 살인을 예측하는 프리크라임 시스템에 의해 범죄율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프리크라임 팀의 팀장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톰 앤더튼(톰 크루즈)은 6년전 아들이 범죄자에 희생당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슬픔을 잊으려 마약에 의존하는 앤더튼은 프리크라임 감사를 위해 연방정보국에서 파견된 대니 워트워와 사사건건 대립한다. 그러던 어느날 쫓기는 시스템은 전혀 뜻밖의 예측을 보여준다. 바로 앤더튼이 살인을 저지르른 장면. 이제 프리크라임 특수경찰팀에 쫓기는 신세가 된 앤더튼은 자신의 미래를 바꾸고 배후에 있는 음모를 밝히기 위해 살해자를 찾아나선다. 관객들은 예정된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영화속의 앤더튼처럼 딜레마에 빠진다. 예측된 살인을 피함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것인가, 아무리 살인을 피하려 해도 프리크라임 시스템이 예언한대로 살인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스필버그감독이 그려내는 2054년의 세상은 현재와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주요무대인 워싱턴 DC의 백악관이나 워싱턴 기념비, 콜롬비아의 풍경들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그려지고, 앤더튼이 살고 있는 포토맥강 맞은편 상류층 지역은 고층건물이 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 반면 구 도시는 어둡고 허름한 건물들로 들어차 있다. 영화의 압권은 자동 복귀중인 자동차에서 앤더튼이 탈출하는 장면. 자기부상시스템으로 건물의 외벽을 도로로 이용할 것이라는 상상력도 재치있지만, 고층 빌딩의 벽을 타고 떨어지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탈출하는 장면은 박진감이 넘친다. 자신의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보고 이를 스스로 막아야 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톰 크루즈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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