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et's go 히든챔피언] 원기업

신개념 가로시설물 '디자인폴' 美 수출길 활짝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더스트리시의 한 은행 앞에 원기업의 디자인폴 모델인 ''코로나''가 설치돼 있다. /사진제공=원기업

원부성 회장

창립 반세기를 넘긴 원기업은 대한민국 굴뚝산업을 대표하는 제조업체다. 레드오션으로 인식되는 콘크리트 전주 제조로 50여년을 굳건히 버텨온 원기업은 새로운 개념의 가로시설물을 내놓고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비상하고 있다.


원기업의 전신은 고(故) 원용선 회장이 세운 삼원기업. 국내 최초로 콘크리트 전주를 만든 회사다. 원기업이 콘크리트 전주사업에 투신한 이유는 나무 전주를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국토가 황폐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사업을 물려받은 원부성 회장은 2000년대 들어 레드오션으로 치달은 콘크리트 전주 사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그는 "콘크리트 사업의 사양화 추세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다가 우연치 도쿄 인근 오다이바에 설치된 가로시설물을 발견하고는 '바로 이게 내가 갈 길'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의 요시모토폴에 삼고초려를 한 끝에 2008년 기술 이전 약속을 받아냈지만 이후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가장 핵심인 연마 기술을 위해 쏟아 부은 돈이 150억원을 넘었다. 불굴의 집념으로 원 회장은 제조 원가를 기존 제품의 4분의1 수준인 200만원 대로 낮춘 '디자인폴'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디자인폴은 콘크리트에 규사나 실리카 등 천연석을 혼합, 연마 가공해 만든 일종의 대리석 돌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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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존 콘크리트 전신주에 비해 값비싼 디자인폴을 선뜻 구매하는 수요처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절감한 원 회장은 곧바로 선진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지난 해 여름 15만달러의 처녀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재 미국 빅 베어시에 4만5,000달러 1차 수출을 시작으로 수십만 달러 주문이 대기 중인 것을 비롯해 롱비치, 샌디에이고, 휴스턴 등 수출 물량이 예정돼 있어 올 하반기 50만달러의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미주 지역에서만 내년에 200만달러, 2017년에는 500만달러 수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기업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제품의 경쟁력은 높이고 있다. 최근 기존 제품보다 강도는 높이고 소재는 단순화해 가격을 100만원대 수준으로 내린 '디자인폴2'를 개발한 것. 본체를 슬림화해 중량을 30% 줄여 물류비를 낮추는 대신 강도는 끌어 올렸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미국내 가로시설물 인증인 EPA(Effective Projected Area: 풍속 등을 고려한 일종의 강도 시험)까지 무사히 통과했다. 원 회장은 오는 9월 2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APWA(American Public Works Association: 전미공공시설물협회) 주최 '2015 International Public Works Congress & Exposition'에 참석한다. 이어 10월 21~22일 이틀간 로스앤젤레스의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Lightshow west 2015'에도 참석해 북미 내로라 하는 조명 건축가들을 만날 예정이다. 유럽 시장 진출 전략도 이미 시동을 건 상태다. 유럽 전역에 23곳의 현지 지사를 두고 있는 중견 조명 업체와 손잡고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 원 회장은 "가로시설물인 디자인폴과 파트너사의 LED를 결합한 패키지 상품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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