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여성경제인의 성장을 기대하며

요 근래 많이 듣는 얘기 가운데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는 표현이 있다. 여성으로서, 여기자로서, 또 딸아이를 둔 한 엄마로서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우리나라 사업체 300만개 가운데 여성사업체는 114만개로 36%를 넘어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인 성장을 보면서 마음 한켠의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우리나라 여성이 전체 인구의 50.1%이고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도 지난해 말 현재 50.1%로 같다. 그러나 이는 경제 활동 참가율 기준 남성의 74.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03년 기준) 59.6%와 비교할 때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교를 졸업한, 이른바 배울 만큼 배운 이 땅의 딸들이 결혼이나 출산, 육아 문제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경제 활동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대다수 여성기업들은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듯 여성사업체 114만개 중 혁신형 기업은 300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3일 세계 여성경제인들의 축제인 ‘2006 세계여성경제인(FCEM) 서울총회’가 폐막했다. 이 행사에는 기존에 비해 2배나 많은 국내외 여성경제인들이 참석해 주최측은 한껏 고무됐고 ‘역시 한다면 하는, 대한민국의 힘’을 여실히 보여줬다. 총회 일정에 맞춰 준비된 여성기업인 투자전시회에는 엄선된 26개 여성기업들이 전시 부스를 마련해 투자 상담에 나서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스팀청소기로 대박을 터트린 한경희스팀청소를 비롯해 보우실업(장신구)ㆍ바네스(여성신발) 등 여성기업들은 행사기간 동안 자사 제품들을 한껏 뽐냈으며 실제로 500만달러 수출 계약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행사를 취재하면서 “아직까지는 멀었구나”라는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했다. 참여한 기업들의 품목 대부분이 귀금속이나 의류ㆍ공예제품ㆍ생활소품 등에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다. 또 연간 매출액도 몇 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10억원도 되지 않은 탓 때문인지 전시회의 규모 및 참여 아이템 등이 왜소해 보여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여성기업의 현주소를 여실히 확인해주는 듯 했다. 물론 정보기술이나 바이오산업 등 첨단 분야에서도 우리 여성기업들을 더러 찾아볼 수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질적 성장을 꾀하기에는 이들의 양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무역 1조달러시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기업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100% 공감한다. 그래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이번 행사가 며칠간의 단순한 축제가 아닌 우리 여성기업인들이 질적ㆍ양적으로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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