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은 지난 5월 무역수지가 통관 기준으로 9,939억엔 적자를 기록해 5월 기준으로는 적자폭이 역대 최대 규모에 달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로써 일본은 11개월 연속 무역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대규모 무역적자에도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적자규모가 당초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상당폭 밑돌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시장의 적자 예상규모는 1조2,000억엔에 달했다.
여기에는 아베노믹스의 엔저효과로 수출액이 대폭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 됐다. 5월 수출액은 전년동월비 10.1% 늘어난 5조7,676억엔을 기록해 2010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이 예상한 6.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엔저로 원유 및 휴대폰 수입 부담이 늘어난 탓에 수입액 역시 10% 증가한 6조7,615억엔을 기록, 수출증대 효과를 모두 상쇄시켰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수입의 80%를 외화로 거래하는 반면 수출할 때는 60%만 외화로 거래해 엔저가 무역수지에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출개선 효과가 커지더라도 상당기간 무역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쓰비시UFJ리서치앤컨설팅의 나카타 료이치 주임연구원은 "올 여름 이후로는 무역적자 규모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당분간 상당규모의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마쓰무라 히데키 이코노미스트도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내년 2ㆍ4분기 무렵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