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2·12 5·18­비자금 항소심 이모저모

◎전씨 감형에 놀란듯 엷은 미소/광주유족 “짜맞춘 재판…” 법정앞 통곡/변호인단 “형량 더 줄어야…” 표정관리/재벌총수들 “비자금 책임은 권력…” 판결에 안도▷12·12 5·18 공판◁ ○…전두환씨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곧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띄어 올려 기쁨을 나타냈다. 전씨는 형량 선고에 앞서 재판장이 40여분간 쟁점에 대한 판단과 형량 이유를설명하는 동안 몸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곧추 세운채 손으로 입술을 훔치는 등 긴장된 표정속에 간간이 입을 움직여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노태우씨는 결석 등으로 몸이 안좋은 탓인지 침울한 표정으로 방청석을 둘러보다 전씨의 옆자리에 앉았으나 전씨와 달리 고개를 약간 숙인채 가끔식 자세를 고쳐 앉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고 공판이 끝난 후 전씨는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노씨의 손을 잡았으며 이어 황영시·유학성 등 피고인들과 환한 표정으로 의미있는 미소를 지으며 악수로 서로 인사. 노씨는 무죄가 선고된 박준병 피고인의 어깨와 손을 다독거려 주기도 했다. ○…선고결과에 변호인측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제스쳐를 보인 반면 검찰측은 불만스런 표정을 지어 대조. 선고 직후 전씨측 석진강 변호사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피고인들과 변호인측에게 『감사합니다』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 무죄가 나와야 하는데...』라고 엄살(?)을 떨기도. 반면 검찰측 김상희 부장검사는 애써 웃음을 지으면서도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며 언급을 회피한 채 빠른 발걸음으로 법정을 떠났으며 김각영 특별공판부장도 『우선 검토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간단히 언급. 한편 정주교 변호사는 상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내란죄 기산점을 산정하면서 80년 5월17일 비상계엄확대조치 이후부터 87년 6·29선언시까지의 기간을 내란죄 구성요건인 폭동의 진행으로 본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대법원의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상고방침을 간접시사. ○…선고직후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1심 선고때의 모습과 달리 매우 밝은 표정. 특히 전·노피고인의 경우 감형이 된 덕분인지 나머지 피고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고생했다』, 『수고했다』고 말을 건넸으며 1심과 같이 무죄가 선고된 박준병 피고인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정동년 5·18 광주항쟁연합상임의장 등은 항소심선고에 『사전에 짜맞춘 재판』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정의장은 『반란수괴죄의 경우 사형이외에는 법정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1심 선고공판때와 마찬가지로 전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감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의장은 특히 『재판부가 6·29 선언을 감형의 근거로 내세웠으나 6·29선언은 당시 정권이 국민들의 힘에 굴복한 것이지 스스로 취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의 선고직후 5·18 유족회원 20여명은 법정앞 검색대 2층 로비에 주저앉아 『전두환·노태우에 대한 감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통곡하며 재판부를 비난. 이들은 『우리의 아들·딸·남편 등 가족들을 무참히 학살한 이들에게 사형이외는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재판의 이면에는 뭔가 계략이 숨어있다.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분노를 표시. ▷비자금 공판◁ ○…전·노씨 비자금사건 재판은 총수들을 수행한 재벌그룹 관계자들로 빽빽이 들어차 긴장된 분위기 속에 민방위 훈련 관계로 예정보다 30분 늦은 하오 2시30분부터 시작. 권재판장은 김우중 피고인을 가장 먼저 호명하고 찬찬히 판결이유를 읽어내려 갔으며 김피고인 등 재벌총수들은 각자 호명될 때마다 고개를 깊게 숙인 채 재판부의 판결이유와 주문을 경청. 재판장이 판결 이유 중반부에서 『뇌물공여의 1차적인 책임은 돈의 흐름을 「지하의 미로」로 강요한 권력에 있다』고 밝히자 방청석의 그룹 관계자들은 집행유예가 선고될 것을 의식한 듯 술렁이기 시작. 이어 김피고인을 비롯, 총수들에게 모두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정태수, 이경훈 피고인에게는 무죄가 선고되자 방청석의 그룹 관계자들은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 재판을 마친 총수들은 법정을 빠져나와 변호인 통로를 통해 서둘러 퇴정했으며 그룹 관계자들이 뒤를 따라 황급히 수행하는 모습. ○…재판부는 전씨 비자금 공판선고를 시작하기 직전 노씨 비자금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경훈 피고인을 다시 불러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을 들었습니까』라고 되묻기도. 이피고인은 출입문을 통해 나가려다 재판부가 다시 호출하자 순간적으로 크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무죄 확인을 묻는 질문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대답한 뒤 황급히 퇴정.<사회부> ◇12·12 5·18 공판일지 ▲95.11.30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 발족 ▲95.12.3 전두환 전 대통령 구속 ▲95.12.21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특별법 제정, 공포 ▲96.2.16 헌재, 5·18특별법 합헌결정 ▲96.2.28 검찰 수사종결, 전·노씨 등 16명 최종기소 ▲96.3.11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심리로 1차공판 실시 ▲96.6.27 검찰 변호인측 신문 종료, 증인신문 시작 ▲96.7.8 이양우 변호사 등 전씨측 변호사 사임 ▲96.8.5 구형공판, 전씨에 사형 구형 ▲96.8.26 1심 선고공판 ▲96.10.7 서울고법 형사1부 심리로 항소심 공판 시작 ▲96.11.11 검찰 변호인 구두변론 ▲96.11.14 최규하 전 대통령 강제구인, 검찰측 구형 ▲96.12.16 항소심 선고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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