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의 여파로 유럽 대부분의 공항이 통제돼 인천국제공항과 유럽을 오가는 비행기가 사흘째 무더기 결항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열리는 박람회 참가 등 국내 기업 활동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1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10시30분 현재 유럽노선 총 54편 중 운항이 취소된 항공편은 출발 18편, 도착 20편 등 모두 38편이다. 국내 항공사의 결항 편수는 대한항공 22편과 아시아나항공 6편 등 28편이다. 결항된 항공편은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핀란드 헬싱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과 연결된 노선이다.
이 같은 결항 사태에 따라 1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독일 하노버산업박람회에 참가할 국내 38개사 70여명이 현지에 도착하지 못해 한국관 오픈에 차질이 생겼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KOTRA 측은 “개막일까지 오픈하기 위해 다른 지역을 경유하는 이동경로를 최대한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현지 활동을 마친 국내 기업 관계자들도 귀국 항로를 물색하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독일 국제조명건축전에 참가한 12개사 30여명은 직항편 결항으로 경유편을 알아보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 현지 체류 기간을 추가로 연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유럽 연수단 13명도 당초 귀국 일정을 연기해 현지에서 머물고 있으며 광주시 관광투자유지 태스크포스팀도 독일 하노버에서 대체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다.
방한 예정인 해외 바이어들의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네덜란드의 조선기자재 구매사절단은 20~21일 한국을 찾을 계획이지만 현지 공항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행사 일정을 취소 또는 연기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KOTRA의 유럽 지역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들은 직원 비상대기 체제에 돌입했다. 발이 묶인 출장객에게 현지 호텔 예약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남동부 유럽 경유 항공편 긴급 수배에 나섰다. 독일 하노버산업박람회의 경우는 급한 대로 프랑크푸르트 KBC 직원을 급파, 개막 일정에 맞춰 준비 작업을 도울 방침이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화산의 위력이 약해지고는 있지만 향후 화산활동을 전망하기는 어렵다”면서 “유럽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은 최소 19일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터키 이스탄불,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사할린, 모스크바 등 아이슬란드와 떨어져 있어 화산재의 영향을 덜 받는 도시로 향하는 16편은 정상 운항 중이다. 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일찌감치 결항을 결정해 지연되거나 회항하는 항공편이 거의 없었고 승객들의 항의나 민원 접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