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0월 26일] LED조명의 뿌리 내리기

몇년 전부터 LED조명이 전세계적인 붐을 일으키며 차세대 광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LED조명은 에너지 절약, 높은 내구성, 수은을 쓰지 않는 친환경성 등 다양한 장점을 무기로 내세워 기존 형광등을 대체할 조명으로 인정 받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자고 나면 LED조명 업체가 생긴다"고 할 정도로 LED 관련 산업은 주식시장에서나 전방산업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LED의 힘이 아직은 일반소비자들에게까지 미치지 못한 듯하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LED조명이 아직 시장(소비자)에서 차세대 조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CFL의 교훈'을 떠올릴 수 있다. 지난 1980년대 초 출시된 CFL램프(컴팩트 형광 램프)는 같은 밝기의 백열등에 비해 전기료가 80% 정도 절감되고 수명이 10배 정도 길며 3파장 형광물질을 사용해 연색성도 우수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이 CFL의 장점을 별로 인식하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비자들이 CFL램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CFL이 좋은 조명인 것은 알겠지만 비싼 돈을 주고 사야 할 필요성은 없다'는 것이 당시의 소비자들의 생각이었다. 바로 캐즘(Chasm)이 발생한 것이다. 캐즘이란 초기 시장과 주류시장 사이에서 나타나는 수요의 하락이나 정체 현상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러한 오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LED의 장점과 효용이 주류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야 한다. 옛날과 달리 실리에 능한 현대 소비자들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LED조명에 얼마만큼의 효용이 있을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미 CFL의 실패를 경험해본 필립스도 "CFL의 실수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LED조명의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계속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LED조명 산업은 초기 개화기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채 성숙하지 않은 이 LED조명 시장이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소비자들의 판단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 제품이 좋다고 알아서 팔리는 시대는 지났으며 다시 오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날 CFL램프가 알려준 교훈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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