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 시대에 새로운 국제화를

신세기를 맞으며 과거를 돌아 보고 미래를 생각하면 안타까움과 불안을 금할 수가 없다. 국제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여 정정당당한 국제경쟁으로 나라의 기틀을 다지는 개방과 국제화가 실행되지 못했고 지금도 미흡하기 때문이다.17세기까지 서양제국의 해양 진출, 신대륙 발견, 획기적 과학기술의 변화 등을 모르는 체 중국만 알고 중국고전에만 집착하여 변화와 발전에 접근 조차 하지 못 했고 18세기에 경제활동의 근본을 바꾸어 놓은 산업혁명의 물결을 감지 하지도 못 했을 뿐만 아니라 19세기에 그토록 강력하게 위협해 오던 열강의 개방압력과 침략위협에 쇄국정책과 국수주의로 역효과 대처를 하려했으니 너무나 안타깝다. 국제화를 하지 못하고 외면만 한 결과가 너무나 한스럽다. 그러다가 해방을 맞으며 세상변화를 알게 되고 6·25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제정세를 뼈저리게 느꼈기에 1960년대부터 본격화 된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의 의미를 터득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국제화가 잘못되어 IMF금융지원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노출되고 만 우리의 처지가 진정한 국제화없이 현상 유지마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이제 달력의 년도가 1에서 2로 시작되는 명목의 신세기여서가 아니라 시대흐름의 내용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영어가 세계 공통어로 급진전되는 가운데 지구상의 많은 언어가 멸종되어 가고 있고 업무와 통신 등 의사소통의 수단과 방법이 종이와 재래식 기구에서 전자화와 디지털화로 바뀌면서 국경의 한계를 초월하는 인간의 행동이 보편화 되고 있는 현실이다. 국제화는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경쟁에서 이기면 이길수록 개인, 사회, 국가, 전인류 등 모든 차원에서 유리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행동의 문제가 된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미래에 도전하는 사회일수록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사람일수록 국제화 바탕 위에 국제경쟁을 운명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인터넷 시대의 국경 없는 교류가 국제경쟁을 자연스럽게 가속시키는 새로운 국제화 시대를 정착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제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주변에는 아직도 국제화의 인식과 실행이 미흡하다. 개방화가 우리에게 손실을 가져다 주고 경제적으로 불리하다는 주장과 선동이 난무한다. 밀려드는 개방과 국제화에 방어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이해득실을 제대로 분석하여 결과를 냉엄하게 판단하는 지혜보다 국수주의가 애국이라는 영웅심리에서 거부부터 하고 보자는 선입관이 강하다. 정정당당한 국제경쟁을 외면하면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신토불이」라는 표현으로 국제화를 거부한다. 자기가 태어 난 땅에서 자란 동식물만이 자기 몸에 맞는다는 주장인데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농산물의 80%가 수입되고 있는 현실에서 너무나 심한 착각이다. 이런 주장 때문에 수입이 제때 제대로 되지 못하고 수급조절에 실패하여 물가는 물가대로 오르고 국민생활 수준은 수준대로 떨어지는 불리한 수입을 하게 된다. 신토불이를 일반화시켜 개방화와 국제화를 비판하는 근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 도시에서 농사 아닌 일을 하는 사람에게 과연 맞는 말인가?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국제교류가 일반화되어 있으며 국제경쟁에 의한 승패가 흥망성쇠를 좌우되는 현실에 역행하는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도 무엇이 어떻게 해서 얼마나 객관적으로 인정받아 사실이 그런지 근거가 없는 표현이 남발되고 있다. 이러한 의식 때문에 결과적으로 많은 경우 특히 국제협약이나 국제경쟁에서 감수해야 하는 손실이 너무나 크다. 외환위기에 직면하여 국제협력이 그토록 필요하였는데도 국제화의식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현실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우리만의 일방적 주장이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손실을 가져다 준다는 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앞으로 우리는 모든 잣대를 국제기준에 맞추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스스로 국제비교에서 선진국에 접근할 수 있고 가장 효율적으로 발전, 성숙하여 보다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다. 미래에는 지구가 더욱더 좁아지고 세상변화가 급속해지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더 치열한 경쟁의 변화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나가야 한다면 우리는 냉혹한 국제경쟁에 끊임 없이 도전하고 운명을 걸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은 국제비교가 계속 될 것이다. 기업의 생산기술과 효율성은 국제기준에 얼마나 접근 혹은 능가하고 있는가? 가계의 소비행동은 국제수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 사회질서는 선진국 수준에 어떻게 비교되는가? 교육수준은 선진국에 얼마나 뒤떨어져 가고 있는가? 학문, 문화, 지식, 의식 및 양심 등의 수준이 국제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 받고 있는가? 정치행태는 언제나 선진국 흉내라도 낼 수 있게 되는가? 삶이 국제수준에 가까워지기 위해 얼마나 변해야 하는가? 결국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수준을 선진국 수준에 접근시키는 우리의 노력에 의해 좌우 될 것이다. /서울경제 송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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