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 호텔의 상속녀이자 모델인 패리스 힐튼이 파티장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는 뉴스가 화제를 모았다. 술버릇이 좋지 않아 냉대를 당했다는데, 파티광인 그녀가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파티문화의 원조는 유럽의 살롱문화인데, 본래 살롱은 둥근 방에 천장이 돔 형태로 된 공간을 가리키는 건축용어였으나, 18세기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사교적 의미가 추가되었다.
주로 아름다운 여주인이 자기 집 응접실을 개방하여 예술가나 철학자를 초대해 담소를 나누는 모임을 뜻했는데, 마담 드팡의 살롱이 가장 유명했다. 막강한 정치가였던 섭정 오를레앙의 숨은 애첩이었던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과시하기 위해 살롱을 열고, 유럽 전역의 귀부인과 신사들을 불러 모았으니, 자연히 불륜이 싹트는 공간으로 변질되었다.
그녀의 살롱에서 만난 신사와 유한부인들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되었으니, 자연히 살롱에 대한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그에 따라 생겨난 것이 전문적인 유흥살롱이었다. 돈을 내고 입장하는 유흥살롱은 미모의 고급 창녀들을 대기시켜 놓고, 사교와 매춘을 제공했다.
따라서 최근 우리나라에 유행하고 있는 파티문화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서구문화에 익숙한 신세대들 중에는 미국의 대학생들이 즐기는 방탕한 파티를 무분별하게 따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 중의 하나가 가면무도회로 갖가지 가면으로 자신의 신분을 감춘 참석자들이 술판을 벌이다가, 마음에 들면 즉석에서 관계를 갖는 원나잇 스탠딩을 즐기는 것이라고 한다.
한편, 우리 고유의 파티는 계회(契會)라고 할 수 있다. 계회는 뜻이 맞는 선비들끼리 모여 시를 짓고 나라를 걱정하던 모임이었으니, 모임에서 지은 작품과 참석자와 들의 면면을 그림과 함께 기록한 계회도(契會圖)는 선비문화를 파악하는 주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물론, 옛 선비들 중에도 일부 한량들은 기생들과 동행해 강가에서 뱃놀이를 즐기는 방탕한 파티를 열기도 했으니, 풍속도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요즘의 파티문화를 성적으로 개방화된 신세대들의 성모럴이 녹아든 풍속도라고 볼 수 있는데, 예술과 철학을 주제로 교양을 쌓고 친분관계도 넓혔던 본래의 파티문화를 되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