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술 경매시장 낙찰액 고공행진속 새 흐름

근대 보다 현대작가 '훨훨'<br>해외 고가작품 대거 낙찰도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오치균의 '길'

데미안허스트의 '점'


미술 경매시장이 이달 들어 '기록적' 낙찰액을 기록하는 가하면 작품 거래에서도 몇몇 새로운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9월 들어 미술품 경매에서 거래된 미술품 유통 규모는 700억원으로 지난 한 해 동안의 총 낙찰금액 544억원을 일거에 뛰어넘었다. 이는 미술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최근 경매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10여개를 넘기면서 낙찰 작품수가 대폭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또한 거래 증가와 함께 해외 고가(高價) 작품 등의 낙찰 건수가 늘어나는 등 컬렉터들의 수집 성향에서도 일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근대 작품 '꽁꽁' 현대작품 '훨훨'=올 상반기까지 경매시장의 블루칩 작가는 박수근ㆍ천경자ㆍ김환기 등 근현대 작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9월에는 이우환ㆍ오치균ㆍ김종학 등 생존 중견 작가들이 새로운 대표 블루칩 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작품가격이 1억원 대에 머물렀던 이우환 화백의 경우 10배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15,16일 열린 서울옥션의 옥션쇼에서는 그의 대표작 '선으로부터'가 16억에 낙찰돼 생존 작가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한달 간 3개 경매사를 통해 거래된 그의 작품은 50점이 넘을 정도로 거래가 활발했다. 같은 날 오치균의 작품 중 '길'도 추정가 8,000만~1억2,000만원을 5배 가량 뛰어넘어 5억원에 낙찰됐다. 다른 작품도 상승률이 가팔랐다. 반면 끝도 없이 오를 것만 같았던 천경자 작품의 경우 서울옥션 경매에서 4점 중 3점이 유찰됐다. '테레사 수녀'(1977년, 추정가 10억~15억원), '여인'(1989년작, 추정가 6억~8억원), '괌 코코스'(1983년, 추정가 3억5,000만~4억원) 등이다. 근대 작가들 중 옐로칩으로 평가됐던 도상봉ㆍ최영림ㆍ장욱진 등의 작품 다수도 유찰 혹은 낮은 추정가로 낙찰됐다. 그 동안 지명도 높은 근대 작가 작품들이 지나치게 오른 가격 때문에 일종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외 고가(高價)작품도 강세=9월 경매의 또 다른 특징은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등 예전에는 해외 경매장을 통해서나 주로 볼 수 있었던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낙찰된 점.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앤디워홀의 '자화상'이 27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그의 또 다른 작품 '마오'가 18억원에 낙찰됐다. 또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회색구름'이 25억2,000만원, '추상'이 18억6,000만원에 팔렸다. 18일 K옥션에서는 데미안 허스트의 '점(spot)' 이 추정가를 넘는 15억원에 낙찰됐고, 앤디 워홀의 '꽃'이 9억1,000만원,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이 4억9,000만원에 팔렸다. 이같이 한 달간 경매를 통해 팔린 해외 작품은 약 350억원으로 전체 낙찰금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심미성 이사는 "국내 작가 작품만으로는 경매시장의 파이를 키우기가 역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번 경매가 해외 고가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경매 시장에 진출하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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