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진짜 '프로'

박민영 문화레저부 기자

어느 스포츠에서나 ‘황제’는 아무나 갖는 호칭이 아니다. 빼어난 기량과 강력한 카리스마는 물론 인품과 매너, 깔끔한 사생활 등을 두루 갖춘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영예인 것이다. ‘골프황제’로 불리는 타이거 우즈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14일 제주에서 열린 MBCㆍ라온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다. 3살 때 골프채를 손에 잡은 우즈는 미국 PGA투어에서 통산 40승을 거두며 불과 2개월 전까지 5년 넘게 세계랭킹 1위에 군림해온 명실상부한 최고의 골퍼다. 그는 이번 첫 방한을 통해 그가 왜 ‘황제’인지, 왜 ‘프로’인지를 직접 보여줬다. 2박3일의 짧은 기간 동안 우즈는 환상적인 샷과 친근한 ‘사람 냄새’로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다. 신기에 가까운 샷 묘기도 훌륭했지만 한국 팬들을 더욱 감동시킨 것은 성실하고 격의 없는 언행이었다. 그의 이번 방문은 본경기 출전 이외에도 3차례의 기자회견, 2차례의 골프 클리닉, 프로암대회 참가, 전야 환영만찬 등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졌다. 여독을 풀 겨를조차 없는 스케줄이었지만 한국 팬을 대하는 그는 시종 특유의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스윙을 지도할 때도 세심하게 스윙을 바로잡아준 뒤 악수를 나누고서야 다음 사람으로 넘어갔다. 프로암대회 때는 찬찬히 동반자의 퍼팅 라인을 읽어줬다. 골프 클리닉을 참관했던 한 관람객은 “우즈는 진정한 프로답게,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줬다”며 칭찬했다. 프로암경기에 동반했던 4명의 인사들은 “한마디로 훌륭한 골퍼이자 훌륭한 엔터테이너”라고 평했다. “실수할 때면 ‘원래 그런 것이고 다음에는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는 설명이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프로페셔널임을 자부하는 사람이 많은 시대다. 그러나 능력이야 처지지 않을지 몰라도 대중이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프로들이 대부분이라는 느낌이다. 우즈를 보면서 불현듯 우리 사회에 ‘진짜 프로’의 모습이 그리워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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