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600붕괴ㆍ코스닥 사상최저 배경ㆍ전망]전쟁… 수급공백… “앞이 안보인다”

주식시장이 온갖 불확실성과 악재로 맥없이 무너졌다. 중동지역 전운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 국제유가와 달러화 약세 지속으로 인한 세계경기 회복 기대감 약화와 세계증시 동반하락의 여파가 고스란히 국내증시로 옮겨져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다 기업실적 악화 우려감, 기관의 손절매 등 수급악화라는 내부요인까지 겹쳐 앞을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종합주가지수가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600선마저 쉽게 무너져 지난해 10월말 저점인 580선에서 마지노선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사상최저치를 깨고 내려가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600선 붕괴, 코스닥은 사상최저치 추락 = 27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과 함께 단숨에 두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이며,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600선을 깨고 내려갔다. 전주말 미국증시가 급락하면서 추세를 이탈한데다 런던증시의 FTSE지수도 크게 떨어지면서, 지난해 10월의 저점이 무너진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이날 한국증시 뿐 아니라 일본의 닛케이지수와 타이완 자취엔지수도 각각 1.40%, 1.68% 하락해 세계증시가 이라크전쟁의 영향권에 완전히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1.94% 하락한 43.40포인트를 기록, 지난해 10월11일의 사상최저치를 석달반만에 경신했다. 코스닥지수가 이처럼 추락을 거듭하는 것은 증시 수급구조가 악화되면서 개인투자가의 투자심리가 냉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성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투자가 마저 매도공세를 지속함에 따라 더욱 취약한 모습이 연출됐다”며 “일부 보안주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군의 매수세가 실종된 것이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쟁리스크 최고조, 수급불안 위험수위 = 전문가들은 이처럼 증시가 취약한 구조로 몰리고 있는 것은 ▲최고조로 치닫는 이라크전쟁 위기감 ▲악화를 예고하는 1분기 미국경제지표 ▲국내증시 수급구조 붕괴에서 찾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의 이라크전쟁 반대의견과 미국의 독자전 수행의지 천명 등 강대국간 갈등은 전쟁리스크를 더욱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감을 보여주듯 전주말 국제유가(WTI기준)는 배럴당 35.08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2000년 11월이후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유로 대 달러 환율은 1.08달러까지 올라 약세기조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지난주까지 발표된 미국경제지표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주말 산업생산과 소비심리관련 지표들이 약세를 거듭하면서 경기선행지수 회복의 의미를 희석시켰다. 기업실적 악화 전망도 이어져 주요 IT기업의 1분기 실적전망이 악화됨에 따라 가뜩이나 취약한 시장에 부담이 됐다. 특히 고객예탁금이 7조원대로 줄어든데다 투신권의 자금이탈이 이어지면서 연초이후 지수하락으로 인해 시장개입을 주저하던 기관투자가들의 손절매가 다시 시작된 점도 수급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설상가상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1,378억원어치나 쏟아진 것이 결정타가 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전세계 증시가 동반하락하고 있다”며 “펀더멘털상 과매도국면으로 진입했지만 외부위험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이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관리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 = 전문가들은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투자의 제1원칙을 `위험관리`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가격메리트가 생기고 있지만 전쟁관련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 `위험`이 여전히 증시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면 현금확보의 기회로 활용하고, 매수시점은 이라크전쟁이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이후로 늦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병익 미래에셋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대외 리스크는 시간과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좀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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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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