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단독] 삼성운용 4년만에 중국 진출 재도전… 해외서 금맥 캔다

■ 글로벌 자본전쟁, 한국의 길을 찾는다

떠오르는 중국 자본시장 선점위해 현지 운용사와 합작법인 설립

"아시아 톱클래스 운용사 도약"


관리자산만도 약 200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이 4년 만에 중국 본토 시장에 재도전한다.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고 규제도 까다롭지만 앞으로 세계 자산운용시장의 핵심이 될 중국 자본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펀드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6,110억달러로 최근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와 중국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현지 운용사 2~3곳과 합작 형태로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 본토에는 외국 회사가 단독으로 자산운용회사를 설립할 수 없으며 합작회사의 경우 외국 회사 지분율이 49%로 제한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자산운용사는 총 95개사로 이 가운데 합작 자산운용사가 46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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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합작 자산운용사의 지분 49%를 갖고 나머지 지분 51%를 중국 자산운용사 2~3곳이 나누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에 설립될 합작 자산운용사의 경영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재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51%의 지분을 다수의 중국 자산운용사가 분산 소유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삼성자산운용이 단일 최대주주로서 적극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11년 중국의 한 증권사와 손잡고 베이징에 현지 합작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중국 도전은 '아시아 톱클래스 자산운용사'로 도약하기 위해 4년 만에 재추진하는 것이다.

저금리·저성장·저수익의 3저(低)시대에 마땅한 수익처를 찾지 못하는 국내 금융사들에도 이번 사례는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투자액은 1조80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65% 증가했지만 절대 금액만 놓고 보면 주요 선진국에 크게 뒤진다. 대외투자액이란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의 금융자산(직접투자·증권투자·파생금융상품투자·대출·무역신용 등)에 투자해 보유하고 있는 잔액으로 해당 국가의 해외투자 수준을 간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대외투자액이 24조6,932억달러로 우리나라보다 24배 정도 많다. 영국은 16조달러로 우리의 16배, 독일(9조2,583억달러)은 9배, 프랑스(7조8,240억달러)와 일본(7조8,930억달러)이 각각 8배다. 최근 들어 자본시장의 빗장을 연 중국도 우리보다 6배 많은 약 6조원의 대외투자액을 기록하고 있다. 민상기 금융개혁회의 의장은 최근 "저성장과 저금리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어 신수익원 창출을 위해 금융회사가 해외진출 확대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국제화된 통화를 갖지 않은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장기적 시각에서 묵묵히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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