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NLL 진실 담긴 판도라 상자 열었다

여 "사초 본다는 심정으로 열람" <br>야 "자의적·악의적 왜곡 끝내야" <br>국정원 국조는 2주째 답보상태

여야는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및 부속자료 열람을 15일 개시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첫 의혹 제기 이후 대선을 거쳐 올해까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그 진실을 담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다.

반면 국가정보원 정치ㆍ대선 개입 의혹을 규명할 국정조사는 야당의 '갈팡질팡'에 전혀 논의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야 각각 5인으로 구성된 열람위원은 이날 경기도 성남 국가기록원을 방문, 회담 대화록 및 부속 자료 목록을 훑어보는 예비열람을 실시했다. NLL 등 앞서 여야가 꼽은 7개의 검색어를 토대로 기록원이 선별한 자료 목록을 살펴본 것이다. 여야는 이 가운데 실제 열람할 자료를 추려 기록원이 사본 2부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여야 열람위원은 사본이 도착하자마자 국회 운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관련 자료를 열람, 10일 이내에 그 결과를 운영위 전체회의에 보고하는 형식으로 대화록 일부분을 공개할 예정이다.

열람 장소에는 자료를 보관할 금고와 CCTV를 설치하고 열람위원과 기록원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출입을 통제하는 등 철통 보완이 이뤄진다. 열람위원 역시 평일 오전9시~오후6시에만 회의실 출입이 가능하며 열람시에는 전자기기 없이 펜ㆍ메모지를 활용한 메모만 허용된다.

여야 열람위원들은 이날 기록원 방문에 앞서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상견례 자리에서 기록원에 제출할 보안각서 및 운영위가 요구한 보안서약에 서명하기도 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기록원 방문에 앞서 열람위원 간 상견례 자리에서 "사초(史草)를 본다는 심정으로 열람이 결정된 만큼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달라"며 "최소 열람ㆍ공개 원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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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역사적 진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임할 것"이라며 "이제 자의적인 해석이나 악의적인 왜곡도 끝내야 한다"고 했다.

여야 모두 대화록 열람을 "객관적 진실을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지만 이들의 말처럼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국정원에 의한 대화록 전문 공개 때보다 이번에 열람될 자료가 훨씬 방대한 상황에서 결국 여야가 제 입맛에 맞는 발언만 추려 당파적 이해관계를 강화하는 데만 치중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더 크다.

한편 국정원 국조는 새누리당이 민주당 출신의 김현ㆍ진선미 특위 위원 제척(배제)을 요구한 후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형국이 2주째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내 중진과의 연석회의를 통해 "국조 정상화를 위해 두 위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사실상 김현ㆍ진선미 의원의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그러나 국조 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두 의원의 거취 문제는 당 지도부로부터 특위가 권한을 위임 받았고 특위는 의리로서 두 분의 명예를 지킬 것"이라며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선 개입 규명이라는 국정원 국조의 특성상 당내 친노무현 인사가 현 국면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주류 출신의 한계가 있는 김한길 대표 체제가 리더십의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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