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눈덮인 풍경속 떠오르는 어린시절

오치균 개인전 내달 6일부터 갤러리 현대서

오치균의 ‘이른 아침’

현재 활동 작가 중 올해 미술품 경매를 통한 스타를 꼽으라면 오치균(51) 작가가 아마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지난 2000년에 열린 서울옥션에서 40호(100×73㎝) 크기의 작품이 높은 추정가 900만원에 출품됐지만 유찰됐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올 7월 열린 경매에서는 같은 크기의 작품이 높은 추정가 5,000만원에 출품, 1억 4,000만원에 낙찰될 정도로 가격이 급등했다. 붓 대신 손에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리는 그의 작품은 두꺼운 표면 질감으로 풍경을 아스라하게 표현한다. 극사실화가 인기를 끄는 요즈음 형태가 모호한 그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어린시절 기억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 그가 4년 만에 갤러리 현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1999년부터 그리기 시작한 강원도 사북지역과 진달래를 소재로 한 '진달래와 사북의 겨울'이 그것. 이번 전시에도 눈 덮인 사북의 옛 모습이 등장한다. 그는 "90년대 말에 사북지역을 지나가면서 시커먼 주변 풍경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졌다"며 "80년대 벌어졌던 사북사태로 겪었던 탄광촌 주민들의 고통은 아는 바 없지만 보이는 그대로 사북의 모습은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는 사북의 풍광을 보면서 자신의 고향인 대전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는 듯하다. 오 씨는 "개발되지 않은 사북의 풍경을 그리면서 마음속에 떠오르는 어린시절의 감성이 드러난 것 같다"며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이 아름다워보여 그린 것 뿐인데 보는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기억을 더듬게 한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쓸쓸하고 침울했던 예전 작품과 달리 산에 핀 진달래가 화사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진달래 연작 17점도 등장한다. 그 밖에도 뉴욕의 풍경과 일상을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작품과 역시 손으로 문지른 파스텔화 등 40여점의 최근작을 선보인다. 전시는 9월 6일부터 26일까지. (02)734-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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