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집값 상승 주도 서울 주요단지 엇갈린 행보

대치 동부센트레빌·삼성 아이파크·도곡렉슬 침체기에도 호가 꿋꿋… 일반매물도 희귀<br>대치 은마·개포주공·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급매물 수두룩…호가 떨어져도 거래 없어


‘지역별 차별화에서 이제는 단지별 차별화로’ 집값 하락에 가속도고 붙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서울시내 가격 상승을 주도해왔던 아파트단지들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각 단지별 위상이나 수요 패턴에 따라 큰 낙폭을 보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대세 하락기에도 일부 단지들은 별다른 동요없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등 대조적인 행보가 뚜렷하다. 최근 강남권의 새로운 트로이카로 자리잡은 대치동 동부센트레빌ㆍ삼성동 아이파크ㆍ도곡동 도곡렉슬의 분위기는 차분하기만 하다. 잇따른 집값 하락 조짐에도 3개단지의 반응은 무덤덤하기만 하다. 급매물은 물론 일반매물조차 흔치 않다. 동부센트레빌 60평형의 경우 매도-매수호가 차이가 3억~5억까지 벌어졌지만 매도호가는 여전히 내릴 기미가 별로 없다. 오를때는 거침없이 올랐지만 침체기에도 하락세를 보일 조짐은 없다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한결 같은 얘기다. 이지역 대치센트레빌공인 이규정 사장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매도자들이 전혀 급해 보이질 않는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가격이 좀 떨어지면 사겠다는 매수세가 아직 많아서 폭락 등이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동 아이파크 인근 아이파크공인 진한숙 사장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팔더라도 가장 가치있는 한 채는 안판다”며 “주변 가격 동향에 관심조차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대치동 은마ㆍ개포동 주공아파트는 사뭇 다르다. 매도자들의 다급함이 엿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양도소득세가 중과세되는 내년 이전에 처분하려는 매물들이 급격히 쌓이고 있다. 대치동 은마는 정부의 3ㆍ30대책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없던 매물들이 지금은 40~50개에 이른다는 것이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특히 급매물들이 늘면서 한때 10억원을 넘던 31평형 호가가 8억7,000만~9억원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매수호가와는 1억원 가까이 격차가 있어 앞으로 집값 조정폭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일대는 급매물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매수 문의조차 없다. 중개업소마다 5개 안팎의 매물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개업소조차 아예 거래를 포기한 상태다. 3ㆍ30대책 직전 9억원까지 올랐던 1단지 15평형이 지금은 8억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급매물이 계속 늘고 있어 더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이지역 D공인 관계자는 “한때 어느 선까지 떨어지면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눈에 띄지 않는다”며 “투자수요가 대부분이다 보니 집값 하락기에는 당연히 더 큰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올해 가장 큰 폭의 가격상승세로 주목받았던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도 조금씩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2배 가까운 가격 상승폭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동요는 소형아파트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5억원을 넘어섰던 20평형 가격이 4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다주택자들이 암암리에 이 가격 이하에도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 이지역 중개업소들의 귀띔이다. 최근에는 40평형대 역시 시세보다 1억원 이상 낮춘 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이지역 양천공인 김영미 사장은 “단기간에 너무 심하게 올랐다는게 수요자들의 생각”이라며 “눈에 띌 만큼의 가격조정이 있고 나서야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래 침체가 장기화될수록 수요층의 특성이나 지역적 위상에 따라 이 같은 단지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집값 하락기에는 투자 등 가수요가 많거나 근거없이 단기간에 급등한 지역이 먼저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당분간 거래 회복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만큼 집값 차별화는 지역별로뿐 아니라 같은 지역내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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