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3일"마냥 기다릴 수 없다. 오는 12월9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면서 일부 예산안 심사를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에 최후 통첩을 보냈다. 안 대표는 "국회의장에게 (예산안) 심사 기일을 정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면서 듣기에 따라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예산안을 단독 처리할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 민주당 역시 4대강 예산안이 부실할 뿐더러 공구별 공사비가 최대 10배가량 차이가 난다면서 예산편성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 "27일까지 상임위에서 모든 예산을 처리하고 30일부터는 예결위를 본격 가동해 다음달 9일까지 예산안 처리를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런 방침을 민주당 원내대표에게도 말하고 안 되면 국회의장에게도 심사 기일을 지정해달라고 건의하겠다"면서 압박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에 대한 공격도 병행했다. 안 원내대표는 "예결위를 열어놓고 심의 도중 파행을 한 예는 있지만 4대강 예산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심사조차 하지 않는 것은 소수의 횡포"라면서 "국회법을 바꿔 소수의 횡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까지 쏟아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몽준 대표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과 공격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면서 "야당은 4대강 사업을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추진 사업으로만 보지 말고 국가 장래를 위한 우리 시대 정치인의 공통된 사업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법적대응을 강조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예산심의를 하지 않았는데 왜 기공식을 대대적으로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실패가 명백히 예견되고 전문가와 국민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행정재량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를 규제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4대강의 공구별 공사비가 많게는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도 공개했다. 예결특위 간사인 이시종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4대강 사업 예산의 공구별 공사비를 분석한 결과 모두 56개 공구에서 진행되는 둑보강 공사의 경우 공구별로 9.6배의 공사비 차이가 발생했다"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예컨대 낙동강 장포제 지구의 경우 3.4㎞ 공사에 총소요 시설공사비가 203억6,300만원으로 1㎞당 평균 59억8,900만원이 배정됐다. 반면 공사 길이가 4.0㎞인 한강 북한강 지구의 경우 총시설공사비는 24억8,900만원으로 1㎞당 6억2,200만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각 수계의 최고ㆍ최저치 간 차이는 한강 7.4배, 낙동강 5.6배, 금강 4.4배, 영산강 3.6배, 섬진강 2.1배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