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화계는 지금 뱀파이어 신드롬

출판계 '이미죽다' '댈러스…' '브레이킹 던' 등 출간<br>드라마 이어 '박쥐' '블러드' 등 영화들도 속속 개봉<br> '공포대상' 서 꽃남으로 진화… 20~30대 여성 사로 잡아

공포의 대상에서 '꽃남' 으로 진화하는 뱀파이어에 젊은 여성들이 열광하고 있다. 지난해 소설과 영화로 히트한 '트와일라잇' 이후 박찬욱 감독의 '박쥐'등 뱀파이어 소재 작품들이 잇달아 선보인다.


뱀파이어 신드롬이 초여름 문화계를 달구고 있다. 최근 문화계에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잇달아 선을 보이면서 20~30대 여성들의 문화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출판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출간돼 총 50만부이상이 판매된 '트와일라잇' 시리즈 (북폴리오)에 이어 찰스 휴스턴의 '이미 죽다'(시작)와 샬레인 해리스의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열린책들) 등이 잇달아 출간됐다. 5월 말에는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완결판인 '브레이킹 던'(북폴리오)이 번역될 예정이다. 뱀파이어가 주인공인 미국 드라마도 여성 마니아층에게 인기다. 2007년 한국에서 방영된 '블러드 타이즈'를 시작으로 '문라이트' '트루 블러드' 등이 잇달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또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 이어 전지현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블러드' 등 최근 화제를 불러모으는 뱀파이어 영화들도 스크린에 내걸리고 있다. ◇'꽃남'으로 진화한 뱀파이어=100여년전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발표될 당시 뱀파이어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뱀파이어들은 초인간적인 육체와 정신 그리고 삶과 죽음을 오가는 실존적 고민은 기본이며 성적 매력까지 갖춘 이른바 '완소남'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드라큘라가 공포와 죽음을 떠올리는 기피대상 1호였다면 요즘의 뱀파이어는 한 번쯤은 만나보고 싶은 스타일이라는 것. 계절적인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공포ㆍ호러 장르에 연애ㆍ탐정ㆍ코믹 등을 다양하게 결합해새로운 읽을 거리나 볼거리로 만든 것도 인기 이유다. 동명의 영화 개봉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봉했던 영화 '트와일라잇'은 국내에서만 14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올 12월에는 후속작인 '뉴 문'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소설 '이미 죽다'도 현재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여성들이 주 소비층=소설 '트와일라잇'의 주요 독자들중 60%가 10~40대 여자들이었다는 출판사의 설명이 뒷받침하는 것처럼 뱀파이어의 핵심 소비층은 20~30대 여자다. 특히 과거와 달리 뱀파이어와 사랑을 나누는 여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들이 대부분이다. '보통' 여자들이 뱀파이어를 열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뱀파이어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인기와 같은 맥락이다. 귀공자 같은 용모에 권력과 부를 모두 갖춘, 그러면서 평범한 여자를 사랑하는 주인공에 매료되는 것이다. 정신분석 전문의인 김혜남박사는 "여성들이 꽃남 같은 흡혈귀에 매료되는 것은 남성성에 대한 여성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귀공자 스타일에 성적으로도 강력한 힘이 있어 보이는 남성은 이른바 현대 젊은 여자들이 선호하는 요소를 모두 갖춘 모습"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