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석유·가스개발 본격화/황금의 땅 사할린…

◎엑손·셸사 등 앞다퉈 계약체결/매장량 북해수준 99년부터 채굴사할린은 지구상 가장 살기 어려운 불모지중 하나였다. 겨울철 살을 에는 추위와 척박한 토양때문에 제정 러시아시절 이 곳에 유배된 죄수들은 「지상의 지옥」이라고까지 불렀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검은 황금을 캐내려는 석유개발붐으로 이 지역은 그 어느때보다 활기찬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동 위성전화가 도처에서 보이고 일본등에 국제전화를 거는 일도 어렵지 않게됐다. 낡은 소련제 자동차대신 일제 자동차들이 활개치고 인구 14만인 유주노­사할린스크에는 특급 호텔만도 4개나 있고 중심가는 사무실 얻기도 쉽지 않다. 이같은 변화는 인근 오호츠크해에 매장된 풍부한 석유와 가스의 개발이 촉매가 됐다. 엑손, 셸 등 외국 석유회사들은 이미 러시아 당국과 계약을 체결, 앞다투어 개발에 나서고 있다. 모빌과 텍사코등 다른 석유회사들도 「사할린­3」및 「사할린­4」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올해중 러시아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사할린의 석유·가스 매장량은 북해 수준으로 당장 99년부터 「사할린­2」광구에서 원유를 퍼올릴 예정이다. 석유와 가스 수송을 위해 오호츠크해 북쪽 유전에서 남쪽 유주노­사할린스크를 잇는 600㎞의 송유관이 건설될 예정이고 전기, 병원 그리고 세탁소에서 레스토랑에 이르는 각종 서비스업체도 자리하게 될 전망이다. 아메리컨 비지니스 센터의 윌리엄 밀러는 『사할린은 10년 내에 몰라보게 변모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석유개발을 위한 외국인들의 투자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상조건이 나빠 개발비가 2백50억 달러나 소요될 전망이고 1년에 6개월간 얼어 붙는 바다도 원유수송에 큰 장애물이다. 러시아의 다른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주 변경되는 규정과 법도 문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석유에서 얻어지는 수입으로 예산을 증액, 이곳을 수년 내에 러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이고르 파르쿠치노프 지사의 약속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유전개발에 이어 경제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사할린은 동북아경제권의 주요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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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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