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군 떠나는 동두천, 지역상권 시름 깊어진다

외국인 관광특구도 썰렁<br>상인들 "가게세도 안나와"<br>市 재원 투입 활성화 모색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관광특구는 주한미군 감소 등으로 매출이 크게 줄면서 문을 닫는 상점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미군부대 캠프 케이시와 캠프 모빌 사이에 있는 '외국인 관광특구'거리. 6ㆍ25전쟁 이후 50년대부터 미군을 상대로 장사를 해온 곳으로 외국인 전용업소(클럽)와 외국인 음식점을 비롯 의류,식품, 잡화 등을 파는 330여 가게가 문을 열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 3일 오후 1시. 거리는 썰렁했다. 소규모 야외무대와 분수대가 설치돼 있는 광장 주위의 식당 한 두 곳에 미군과 그 가족들이 식사하는 모습이 눈에 띌 뿐 거리를 오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이곳에서 'BOSTON Taylor(보스톤 테일러)'라는 맞춤 양복점을 30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미군 월급날이 지난 1일이고 일요일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없다"며 "요즘에는 가게 세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는 "1만2,000여명에 이르던 미군이 2004년 이라크 파병으로 현재 5,000여명으로 줄고 이들마저 평택으로 이전해 간다고 하니 살길이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거리 모통이에서 'HOME BOY(홈보이)'라는 잡화점을 아내와 아들과 함께 6년째 꾸려 나가고 있는 가게 주인은 "잡화점은 양복점이나 의류 상점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예전보다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장사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게 리모델링을 하려고 해도 미군들이 추가로 빠져 나가고 주변 지역이 어떻게 개발될지 몰라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주류 등을 면세가격으로 팔고 있는 외국인 전용업소는 더 심한 편이다. 익명을 요구한 김모씨는 "미군 감소와 함께 미군의 통금 해제(귀대 시간자유), 미군 가족들의 현지 상주로 타격이 가장 심하다"며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부터 이태원이나 용산, 홍대 앞, 압구정동 등지로 다 빠져 나가 일요일 늦게 귀대하고, 가족과 함께 살다 보니 유흥비를 대폭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를 둘러보니 업종별 선호도가 뚜렷이 나타났다. 통신기기 판매가게나 미군 필수품을 파는 잡화점, 음식점 외의 가게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보산역 앞에서 '브라질 바베큐'를 내세워 영업을 하는 한 식당은 의외로 성업 중이다. 가게 주인은 "최근에는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동두천시는 외국인 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해 지난 6월까지 38억여원을 들여 전선 지중화 등 가로를 정비하고 야외 공연장과 분수대가 있는 한미문화의 광장을 조성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민자, 도비, 시비 등을 투입, 복합쇼핑센터, 피혁 센터, 쇼핑 거리, 다민족 먹거리 존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두천시 특별대책지역과 관계자는 "상인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가지려는 마인드 변화가 중요하다"며 "상가의 업종 변화, 마케팅 기법 도입 등에 의한 매출 증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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