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윤영석 대우 총괄회장·해양개발 위원(특별기고)

◎해양민족으로 뻗어 나가자/귀중한 생존무대… 오염방지·관광사업 등 과감투자로 국민적 관심 높여야흔히 이 시대를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라고 일컫고 있지만, 이러한 경쟁양상은 바다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특히 지난 94년 유엔 해양법 협약이 발효된 이후에는 각국이 한치라도 배타적인 해양주권을 더 많이 선점하기 위해서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국은 200해리 경제수역 선포를 통해 자국과 면해있는 해역에서의 독점적 권익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5대양의 공해와 극지방에서도 선점권을 내세운 「나눠갖기」가 진행되고 있다. 조선 및 해운산업에서도 초고속선,초대형선, 고부가가치선의 신기술 경쟁이 불붙고 있으며,수산업계에서도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전환, 어자원 보호를 둘러싼 움직임이 숨가쁘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과거 스페인이나 영국과 같이 다가오는 21세기에도 바다를 제패하는 국가가 세계를 제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나라는 다가오는 신해양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역사적 배경과 3면이 바다인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역사적으로 경남 언양 반구대에서 발견된 암각화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 선조들은 이미 5천년전 선사시대부터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튼튼한 배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으며, 신라시대에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하여 동양 3국의 해상무역로를 장악하고 멀리 동남아를 내왕하는 등 해양강국의 면모를 떨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려시대에 들어서도 멀리 아라비아와의 해상교역로를 개척하는 등 왕성한 해양무역을 펼치면서 「꼬레」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전통은 조선조 이후 철저한 해금정책으로 인해 상당부분 훼손되었지만, 세계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을 우리 손으로 건조한데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민족에게 바다는 항상 생존의 귀중한 무대가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우리에게는 훌륭한 해양민족의 전통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따라서 지금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신해양시대는 우리의 가슴속에 면면히 이어 내려온 해양민족의 기상을 다시 한번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70년대 이후 지금까지 성취하여 온 해양관련산업의 발전은 괄목할만한 사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가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사항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범국민적인 해양의식의 고취이다. 일본,영국,노르웨이 등 해양관련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은 그들의 지나치리만큼 철저한 바다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다. 우리 역시 세계 최고수준의 해양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문화사업 등을 펼쳐 바다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높여야한다. 둘째, 시급한 해양환경 보호대책의 수립이다. 우리나라는 천혜적으로 대륙붕 및 리아스식 해안이 잘 발달하여 연근해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양식환경도 뛰어나다. 또한 해안 도처에는 기승절경이 펼쳐져 있어 관광과 휴식에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자원들을 「소비」만 하면서 살아 온 끝에 연근해 어자원은 고갈돼 가고 있으며, 아름답던 해안과 바닷속은 오염물로 덮여가고 있다. 이러한 오염상황이 계속될 경우 바다는 자생력을 잃을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바다에서 우리가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따라서 더 늦기 전에 천혜의 해양자원을 지키고 이를 후대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시급한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하겠다. 셋째,남보다 앞선 원대한 개발계획의 마련과 강력한 추진이다. 경제적 면에서 해양개발은 대륙붕 개발,관광사업 개발, 해상유전과 심해저 광물자원의 개발 등 실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와 같은 해양개발은 어느 것이나 대단위 투자가 필요하지만 그 이익 또한 장기적으로 엄청나며, 서로간에 긴밀한 보완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시너지 극대화 차원에서라도 이제부터 정부가 주체가 되고 유관단체와 기업들이 중지를 모아 독창적이고 원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해양관광자원의 개발에도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겠다. 우리나라는 남이 부러워할 수려한 해상경관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만의 독특한 관광요소를 가미한 해양관광코스를 개발하여 외화수입과 함께 국민에게 훌륭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을 더욱 활발히 모색해햐 할 것이다. 이상 언급한 사항들이 종합적으로 조화롭게 추진될 때 우리는 세계적인 해양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곧 신해양시대를 맞아 세계열강으로 부상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할 것이다. 올해에는 시간을 내서 가슴 탁 트이는 바닷가로 한 번 나가보자.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의 국토가 얼마나 복받은 땅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를 느껴보자. 그리고 바다를 무대로 세계를 누비는 한민족의 영화로운 미래를 상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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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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