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ㆍ중동 등 해외 면세점에서 폭발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다.
라네즈 등 아모레퍼시픽 대표 브랜드에 대한 이 지역 소비자들의 러브콜을 매출로 이끌어내는 동시에 해당 지역을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들까지 공략하는 이른바 '두마리 토끼 잡기'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방문판매 시장 악화 등 국내 시장의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어 해외 시장 개척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와 해외 언론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들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면세점(라네즈, 3월) ▦태국 돈무앙공항면세점(라네즈, 4월) ▦대만 타오유안공항면세점(라네즈, 4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롯데면세점(라네즈ㆍ설화수, 6월) 등 아시아 주요 관광지 면세점에 줄줄이 입점했다. 연말 괌 공항면세점 입점까지 성공하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면세점 매장 수는 11개국 75곳에 달하게 된다. 지난 2008년 3월 라네즈가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글로벌 면세 사업에 뛰어든지 불과 5년만에 이룬 '쾌속 성과'로 평가된다.
작년까지 아모레퍼시픽이 아시아ㆍ중동 지역에서 운영한 면세점은 중국 본토 27곳, 대만 6곳, 홍콩 6곳, 태국 3곳 등 42곳이었다. 그러나 2013년 6월말에는 62곳으로 반년 사이에 50% 가까이 확장됐다. 중국 본토는 지난해 27곳에서 올 상반기 무려 40곳으로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면세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불황 및 저가 브랜드들의 공세에 따른 국내 실적 부진이 예상 외로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ㆍKDB대우증권 등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ㆍ4분기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성장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문판매 부문이 1ㆍ4분기에 이어 또다시 7%대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하는 등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방판 부문의 경우 지난 5월 방판 전용 멤버십카드까지 출시하는 등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시장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중국인들의 '아모레퍼시픽 사랑'이 현시점에서는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함에 따라 회사 측은 이들을 잡기 위해 아시아 면세점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그 동안 중국 내수 시장에만 집중하던 방식에서 시야를 확대해 동남아ㆍ중동 면세점에 애정을 쏟기 시작했다. 현지에서 'K-뷰티'로 불리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해외 여행 중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 상품 구입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소비 성향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면세점 진출을 돕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문가 조너선 홀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은 동남아ㆍ중동 지역 공항 및 시내 면세점에 추가 입점할 것"이라며 "중국 관광객들의 엄청난 소비력 덕분에 꾸준히 수혜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아모레퍼시픽 면세부문 상무는 "지난 해 처음으로 프랑스 칸 세계면세박람회에 참가해 라네즈와 설화수를 세계에 알렸다"며 "오는 10월에도 박람회에 참가해 다른 브랜드까지 홍보하는 등 해외 면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