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유럽경제 회복싸고 엇갈린 전망

경제회복 신호인가, 침체 계속인가.세계 2위의 경제권 유럽이 경기회복과 침체의 기로에 서 있다. 지난 4월8일 유럽중앙은행(ECB)가 전격적으로 주요 금리를 인하, 아시아 위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방향을 틀어보려 했지만 현 상황은 판단을 불허하고 있다. ◇독일 경제 침체= 유럽은 20일 독일로부터 두차례의 충격을 받았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가 지난 달부터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평가됐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독일의 기업신뢰도 지수인 IFO지수는 4월에 89.7을 기록, 전월의 90.2보다 오히려 더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10개월만에 처음으로 지수가 상승, 독일경제의 회복을 확인했던 전문가들은 4월의 하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맞춰 독일 분데스방크도 5월 월례보고서를 발간, 『독일 경제는 올해 첫 몇개월 동안에도 지난해 가을 시작된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독일 경제가 침체에서 탈출했다고 할 만한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관점은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올 1·4분기에 약간 상승한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된다는 이번 주초 독일 재무부 발표와 완전 대비되는 것으로 분데스방크는 『올초 생산이 향상된 것으로 보이고 있으나 열악한 국제환경 탓에 수출과 투자 부문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는데다 내수마저 아직 활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독일 경제의 비관적 전망에 따라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달러당 1.063 유로까지 떨어졌고 이어 21일 도쿄(東京) 시장에서도 1.060까지 내려앉는 약세를 연출했다. ◇ECB의 낙관론= 유럽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판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날 주요 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키로 결정한 ECB가 대표적이다. ECB는 이날 정례 이사회에서 조달금리를 현행 2.50%로 유지키로 하고, 예금금리와 초단기 대출금리도 각각 1.50%, 3.5%로 종전대로 묶어두었다. 지난 4월의 금리인하 효과가 사라지지 않고있는 만큼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 금리인하는 당분간 필요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빔 뒤젠베르크 ECB 총재는 최근 『전 유로지역에서 경제가 호전되는 조짐이 있다』고 말해 금리인하 필요성을 일축했었다. 지역별로도 핀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적어도 3% 이상의 GDP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아일랜드는 무려 9%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역시 유로지역 평균 이상의 성장률이 전망되며 다만 독일과 이탈리아만이 회복 조짐이 희미할 뿐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ECB의 다음번 회의에서는 오히려 인플레를 걱정, 유로 지역 금리정책을 인상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진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이끌 견인력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는 유럽경제를 주시하고 있다. 유럽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경우 미국의 경기 연착륙을 가로막고 급기야 세계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경제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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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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