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전날에 이어 29일 오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협상 시작 10분도 안 돼 회의는 파행했다.
조 간사는 이날 김 간사를 만나자마자 “KBS와 MBC 관계자들은 동의 못 한다”며 “KBS에 대해서는 온종일 기관보고를 받았는데 그야말로 면박주기로 끝났고 방송의 중립성 문제도 있어 KBS, MBC, JTBC 다 안 하는 걸로 했다”고 말했다.
조 간사는 또 협상 지연으로 내달 4∼8일 열기로 한 청문회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 진 점에는 “날짜가 자꾸 지나가는데 날짜 연기는 없다. 1∼2일차 증인이 거의 합의됐는데 야당이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통째로 하자고 하면 되겠느냐”고 선별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이에 김 간사는 “KBS 길환영 전 사장이나 김시곤 전 보도국장, MBC 관계자를 부르는 데에 여당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오늘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라며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호성 제1부속실장,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쟁점이 몰리는 것을 분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양당 간사는 취재진을 물리고 비공개 협상에 들어갔지만 몇 마디 나누지도 않은 채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헤어졌다.
양측은 협상장을 나와서 공방을 이어갔다.
조 간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KBS는 기관보고를 해 보니 내용이 전혀 없고 방송·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 우려, 방송 중립성 문제를 심각히 고민해서 방송사 관계자들은 안 부르려고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야당의 청와대 관계자나 유정복 인천시장의 증인 채택 요구에 대해서도 “이들을 부른다는 건 면박주기”라며 “실질적인 진실규명이라면 할 수 있지만 흠집내기 정쟁은 안 된다”라고 못박았다.
김 간사도 취재진과 만나 “새누리당에서 청와대 때문에 증인 협상이 안 된다는 얘기를 피하려고 성동격서 식으로 ‘언론 때문에 협상이 안 된다’는 쪽으로 돌리려는 것”이라며 “이는 청문회를 피하려는 정략적 태도이자 계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답을 안 하고 넘어가면 국민이 볼 때 대통령이 세월호 사건을 책임지고 잘 수습했다고 인정할 것이라고 보는가”라며 “그 행적을 아는 사람이 나와서 증언을 해야 한다”며 재차 강조했다.
김 간사는 여당의 선별 증인 채택 요구에도 “선거가 끝나면 3∼4일 차 증인은 새누리당에서 의결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여당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당 간사는 일단 이날 오후 다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평행선을 달릴 경우 5일 청문회 시작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