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실종금 구조조정 예상보다 빨라질듯

◎재경원,「구제금융」 후 사별 부실통계 공개 등 자율통폐합 유도서 강경처리 선회 움직임부실종금사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원은 지난 19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에서 내년 3월말까지 종금사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겠다고 발표했다. 당시만해도 다분히 원론적인 내용인데다 구체적인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실제 시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그러나 IMF 자금지원 요청방침이 확정된 이후 재경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간 극비사항으로 치부되어 왔던 종금사별 부실여신 통계를 전격 공개하는가 하면 심각한 외화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12개 종금사 명단을 문서를 통해 발표했다. 「부실종금사가 어디 어디냐」는 세간의 의문에 대해 재경원측이 먼저 공표하고 나서면서 강경처리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는 느낌이다. 종금업계는 이같은 재경원의 움직임이 부실종금사 조기정리 방침을 세우고 이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나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조조정에 앞서 부실종금사와 우량종금사를 구분, 부실종금사정리의 명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금사 처리에 대한 재경원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실무정책 담당자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하거나 과다여신 등 중대한 위규행위가 드러나는 종금사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영업을 정지시킬 계획』이라고 밝혀 연내에 영업정지를 당하는 종금사가 등장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재경원측은 또 비공식적인 라인을 통해 몇몇 시중은행에 종금사 인수의사를 타진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부실종금사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 후 자율적인 통폐합을 유도하겠다던 종전의 태도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진 모습이다. 재경원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종금사 처리를 더이상 미룰 경우 상황만 더 악화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IMF에 대한 자금요청 방침이 결정된 이후에도 종금사의 외화 및 원화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채 오히려 더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말 현재 은행권의 종금사에 대한 콜론잔액은 무려 9조원선을 넘어섰으며, 해외 크레딧라인도 당분간은 복구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종금사들은 중장기적인 대책에 앞서 단기적인 자금지원이 당장 필요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통화당국이 종금사들을 지원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종금사들이 한은특융이나 RP(환매채)지원을 위한 담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재경원은 이같은 정황을 종합적으로 분석, 결국 종금사를 가급적 빨리 정리하는 것이 정책집행에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종금사의 한 임원은 『종금사 처리에 대한 재경원의 입장이 강경일변도로 바뀐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내에 영업정지를 당하는 종금사가 적어도 1∼2개 이상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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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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