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7명의 사내 "쇼의 진수는 계속됩니다"

콘보이쇼 '아톰' 20일까지 공연… 이달말부터 日 나들이도


“관객의 감동을 위해 못할게 무엇이랴.” ‘컨보이쇼’의 주인공 일곱 사내가 단단히 작정을 했다. 하긴 모든 뮤지컬 배우들에게 무대란 그야말로 전투의 현장. 뼈를 깎는 연습과 온몸을 불태우는 열정이 없다면 무대는 곧바로 배우들의 무덤이니 매 공연마다 각오가 유별날 수 밖에 없다. 뮤지컬 용어로는 이른바 ‘앙상블’에 불과했던 조연배우 7명에게 이 뮤지컬은 말 그대로 기다리고 기다리는 꿈의 그 무대다. 물 만난 고기마냥 연기자들은 온 몸에서 ‘파닥파닥’ 생동감을 토해낸다. 무대 아래 객석으로 전달되는 열정과 땀방울은 태극 전사들이 뛰었던 월드컵 구장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86년 처음 일본 무대에 올려진 뒤 18년간 롱런한 ‘엔터테인먼트 버라이어티 쇼’. 일본에선 40만명이 봤다는 선전문구가 그저 과장된 카피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 쇼의 연출가 겸 작가인 일본의 이마무라 네즈미는 노래와 춤, 탭 댄스, 악기 연주를 콩트와 버무려 무대 위에 맛있는 일본식 비빔밥 요리 한 그릇을 올려 놓았다. 공연을 완성하고 제목을 고민하던 네즈미. 우연히 TV에서 ‘달리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 콘보이!!’라는 영화 CM 문구를 듣고 무릎을 쳤다. 유래를 들어도 여전히 낯선 제목 ‘콘보이 쇼’. 하긴 제목의 뜻이야 중요하지 않다. 애초부터 특정한 줄거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의 재미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콘보이쇼는 버전이 여러 개다. 엔터테인먼트 버라이어티 쇼라는 큰 골격만을 갖추고 줄거리나 쇼의 내용물은 시시각각 변한다. 한국 무대에 오른 작품은 24번째 버전인 ‘아톰(ATOM)’. 시인ㆍ철학자 등을 자처하는 일곱 사내가 한밤 중 창고에 모여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사는가’ 하는 그럴싸한 질문을 던지면 사색의 장을 펼친다. 하지만 줄거리 구성력에 대한 기대는 애초부터 금물이다. 뮤지컬 앙상블 출신의 이름없는 배우 ‘사르트르’는 자신을 제대로 받아들여 주지 않는 다른 여섯 사내에게 난데없이 폭탄을 들이대며 협박을 한다. 중간 휴식도 없는 이 뮤지컬은 일곱 사내들이 차례로 자신들의 개인기를 선보이는 장면으로 숨가쁘게 마무리한다.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부르며 관객석을 웃음 바다로 몰아넣던 배우들은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분위기 있는 아카펠라 앙상블로 잔잔한 감동을 남긴다. 관객들의 반응이야 가지각색이다. “이런 걸 뮤지컬이라 할 수 있냐”고 투덜거리는 이도 있지만 재미 면에서만 본다면 두 손 들고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감동을 증폭하려면 뮤지컬에 대한 엄격한 잣대와 분석의 틀은 잠시 접어두는 게 좋다. 황종호, 우원호, 이병권, 강인영, 조용수, 육동욱, 신선호 등 앙상블과 축제 무대를 통해 실력을 다진 7명의 중견(?) 새내기 배우는 이 공연을 위해 네달 이상 합숙훈련을 했다고 한다. 원작자 겸 연출가인 이마무라 네즈미가 오디션부터 연습에까지 참여했고 최형인 한양대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5∼20일 백암아트홀에서 공연을 마친 후 31일부터 도쿄ㆍ오사카ㆍ히로시마 등 일본 나들이를 한다.(02)3444-9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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