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경제에도 먹구름이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경제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세계경제의 호황국면이 끝나고 있다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는 예사롭지 않다. 세계경제의 호황이 끝나면 우리의 수출도 둔화될 것이 뻔하다.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서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 경제는 자칫 사면초가의 어려운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 경제의 최근 동향을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세계 경제는 국가별 경기상황이 같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일본이 10년여 불황에 시달리는 동안 미국은 10년 호황 끝에 불황에 빠졌다가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일본은 장기불황 끝에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올들어 길고 긴 장기 불황 탈출을 선언했다. 유럽은 호불황을 오가다 올들어 회복세를 타는 듯이 보였다. 모처럼 미국ㆍ유럽ㆍ일본이 동시에 잘 나가는 이른바 선진국 동시 호황 국면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의 수출실적이 올들어 최고치 행진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인 셈이다. 선진국 경기가 동시에 호황국면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 일시적으로 동시 호황이 온후 일부 지역이 둔화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호황이 지속되면 크게 나쁘지는 않다. 수출 전선의 타격을 그나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그런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희망일 뿐 상황은 좋지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선진국 경기 전망 보도는 그것을 보여주는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인 미국 경제의 하향세가 가시화되고 있고 10년 불황을 탈출했다며 낙관론을 폈던 일본 마저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세계경제의 양대 축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선진국들의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는 점은 조짐이 좋지 않다.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긴축정책에 의한 성장률 둔화 속도가 너무 빨라 경착륙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전망도 우려되는 소식이다. 미국의 무역 및 재정적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그로 인해 달러화가 더 떨어지면 대미수출은 더 어려워 질 수 있고 미국의 해외차입증가로 국제 금리가 올라갈 경우 우리 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악재는 과거에도 자주 등장한 것들이며 극복한 전례도 있다. 보다 심각한 것은 국제유가의 초고가 행진이다. 잘 나가던 선진국 경제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무엇보다도 유가급등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초고유가는 산유국들의 추가증산이 어려운 공급요인에서 발생한 만큼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경기가 침체되면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덫에 세계경제가 빠질 위험성이 커졌다. 세계 경기 침체와 유가상승은 우리 경제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수출감소와 투자 및 소비위축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오일 쇼크에 대응한 특단의 대책과 함께 경기를 살리는 종합적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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