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한컴사태 1년] SW업계 무엇이 변했나

「한컴사태」가 발생한 지 1년. 지난해 6월15일은 한글과컴퓨터사가 「아래아한글」 포기를 조건으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2,000만달러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날이다. 이 때문에 발생한 한컴사태는 한글과컴퓨터는 물론, 국내 SW산업 전체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한컴의 변신 한컴은 지난 1년동안 외형적으로나마 「기업다운 기업」으로 탈바꿈,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하진 사장을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면서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했고 자금면에서도 공모주 및 외자유치,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우량기업으로 자리잡았다. 1년전 자본금 42억원, 시장가치 40억원에 불과하던 한컴은 현재 자본금 200억원, 시장가치 1,600억원의 회사로 도약했다. 매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260억원을 올려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4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컴의 성장은 외부 환경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여전히 숙제를 남기고 있다.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이 바로 대대적인 SW 불법복제 단속이기 때문. 업계에서는 제품 경쟁력에 기반을 두지 않은 성장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컴은 올해 「한글에서 인터넷까지」라는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70만명의 아래아한글 사용자와 8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네띠앙(WWW.NETIAN.COM)을 중심으로 국내 최고의 가상사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언제든지 인터넷과 연결해 업무를 할 수 있는 오피스 토털서비스 「넷피스」를 이달말 선보인다. 또 한글5.0버전을 올해말 발표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찬진(李燦振)사장과 함께 핵심 개발자들이 떠나 한글5.0 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기업으로의 변신도 한글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SW산업의 변화 한컴사태를 겪으면서 국내 SW산업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한글을 살리자」는 운동은 정품 SW 사용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대적인 SW 불법복제 단속도 한컴사태가 촉매로 작용했다. 불법복제 단속은 훈민정음, 바이러스 백신 등 SW업계에서 폭발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국내 SW산업은 여전히 낙후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교육용 SW업체들은 일부 업체의 매출성장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교육용 SW시장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매출이 늘어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고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 외국업체들만 배불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반면 업계 숙원인 해외시장 진출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넥슨, 마리텔레콤, 타프 등 몇몇 게임업체들이 해외진출에 성공했지만 국내시장은 블리자드사의 스타크(스타 크래프트)에 몽땅 내주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국내시장에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해외시장 진출에 한계를 가질수 밖에 없다고 꼬집고 있다. 정품 SW사용 인식이 더욱 확산돼 안마당인 국내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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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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