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소외주 "올핸 다르다" 연초부터 상승가도

세계 경기 회복·저평가 매력에 화학·철강·금융·건설 등 강세<br>4분기 실적이 추세 지속 좌우… 금융은 규제 강화 여부가 변수


화학ㆍ철강ㆍ금융ㆍ건설 등 지난해 경기침체와 업황 악화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소외주들이 연초 강한 상승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학 업종은 수급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금융 업종은 새 정부의 규제정책이 예상되는 등 업종별로 주가 명암이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0.74%(2,500원)오른 34만2,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갔다. 시가총액도 22조6,979원을 기록해 기아차(22조1,328억원)를 누르고 시총 상위 5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유로존 금융위기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금융주들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며 주가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가 시행됐던 지난 9월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이날 KB금융은 3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인 끝에 3만9,300원에 장을 마치며 지난해 10월 22일(3만9,000원) 이후 가장 높은 주가흐름을 보였고 우리금융도 4거래일 연속 오른 끝에 지난해 9월17일(1만2,000원) 이후 가장 높은 1만2,25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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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대림산업(3.62%)과 삼성물산(1.26%)이 각각 5거래일, 4거래일째 강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현대건설(1.25%), 대우건설(0.99%) 등 건설주들도 단기 반등에 나섰다. 또 이날 폴리실리콘 가격이 11개월 만에 상승했다는 소식에 웅진에너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OCI(6.87%), 한화케미칼(5.54%)도 오름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치권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저가매력이 있는 소외주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화학ㆍ철강ㆍ금융ㆍ건설 업종의 가격이 지나치게 조정을 받았다”며 “재정절벽이라는 불확실함이 제거되면서 미국과 중국정부 주도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의 저평가를 받아왔던 대형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의 저평가로 이들 소외업종의 가격매력이 부각됐지만 업종별로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화학업종은 주요국의 긴축완화로 수급이 개선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반면 금융업종은 새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 가격대비 투자매력이 높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태양광업종은 업황이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개별 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폴리실리콘가격이 반등했다는 소식이 단기 호재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소외주들이 추세적 상승으로 전환될지는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에 달려있다고 판단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미국은 연 2%, 중국은 연 8% 수준의 성장률을 보여 여전히 글로벌 저성장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회복과 함께 실적도 개선돼야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낮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 이사는 “소외업종 가운데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ㆍ4분기에 견조한 실적을 보이는 종목들만 본격적인 주가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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