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올해 6세 딸을 둔 학부모입니다. 이제 숫자 개념도 좀 생기는 것 같아 수학 공부를 시키고 싶은데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집에서 숫자카드나 블록 쌓기 놀이를 하는 것으로 충분할까요.(김지현ㆍ38세)
A: 선진국의 교육 과정에는 저학년부터 수학적 단위나 개념을 예측하는 활동이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한 노력입니다. 예를 들면 '수학책의 두께는 몇 ㎝나 될까. 페이지 수는 몇 쪽일까' 이런 쉬운 것들부터 어림해보게 합니다. 자칫 단순해 보이는 유추 활동이지만 나중에는 '한강의 모래알을 세는 방법에 대해 논하시오' 같은 수준 높은 사고력 문제의 해답을 찾는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수학적 감각을 길러주는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수학적 사고력은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면서 스스로 터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학 활동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취학 전부터 사칙연산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수학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두뇌발달 이론을 살펴보면 4세 이전에는 추상적 사고가 힘들다고 합니다. 수학은 추상적 사고에 기반을 둬 만들어진 학문이니 만 5세 이전에 다루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5세 이전에는 수학적 개념을 포함하는 통합교육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수학적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은 유아기에 웬만한 덧셈ㆍ뺄셈을 할 수 있고 모양 맞추기나 도형의 개념을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추상적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는 만 5세 전후를 수학 시작하기에 적당한 나이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만 5세 이후 11세 무렵은 대응이나 관계 등 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구체적인 사물을 이용해 학습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때 형성된 사고와 직관력이 만 11세 이후 추상적인 사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분수를 예로 들어볼까요. 초등 3학년 때 분수라는 말이 처음 나옵니다. '전체를 셋으로 나눈 것 중의 하나가 3분의1이야'라고 이야기 했을 때 만약 아이가 '전체'라든지 '나눈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면 그런 상태에서는 분수에 대한 개념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수학 활동을 해 본 아이라면 어떨까요. 피자 먹을 때 '나는 8조각의 피자 중에 한 개를 먹었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 아이라면 분수를 받아들이는 감이 다르겠지요. 이 시기의 올바른 교육은 아이가 청소년이 돼 학습량이 많아지고 더욱 복잡한 개념을 습득할 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힘을 발휘합니다. 아이와 수학적으로 놀기를 귀찮아하지 마세요. 수학 감각 키우기는 유아기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도움말=한헌조 타임컨텐츠 매스티안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