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러시아 급감, 아르헨티나는 시장 존립 여부까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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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이 489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수출대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가가 높은 레저용 차량(RV)의 비중 증가로 전체 금액은 늘었지만, 전반적인 수출대수는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유가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동유럽과 러시아, 중남미의 수출 전망이 어두워 올해 수출 전선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지난해 자동차산업 주요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생산은 0.1%, 국내 판매 7.6%, 수출액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생산 차량 452만5,000대 중 306만1,000대가 수출됐으며, 165만8,000대가 국내에서 판매됐다. 특히 수출대수는 지난해 308만9,000대보다 적었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늘어나는 특징을 보였다. RV 차량 비중 증가에 따라 평균 수출가격이 1만4,925달러로 2012년 1만3,760달러보다 1,165달러가 상승한 것이 이유다.
무엇보다 수출대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2010년 277만2,000대에서 2011년 315만2,000대로 껑충 뛴 뒤 2012년 317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3년 308만9,000대로 줄었고, 지난해는 306만1,000대까지 내려앉았다. 조만간 300만대 수출 전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별로 유럽연합(EU)는 6년 연속 자동차 수요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한국 지엠의 쉐보레 브랜드의 단계적 철수 등으로 인해 14.7% 감소했다. 동유럽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사태 장기화와 러시아 루블화 절차 등으로 23.5%나 빠졌다. 중남미는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로 13.2%가 줄었다. 아르헨티나는 2013년 11월까지 기준으로 1만8,866대에서 지난해 2,541대로 무려 86.5%나 감소해 시장 자체의 존립 여부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국내판매는 지난해 154만대보다 7.6%로 늘었다. 캠핑문화 확산에 따른 RV 차량 수요 증가와 6월 카니발과 8월 쏘렌토 등 신차출시, 그리고 2,000cc 초과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 주요 원인이다. 문제는 국산차의 증감률은 제자리를 보이는 데 반해 수입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9만1,000대에 불과하던 수입차 판매량이 2013년에는 15만8,000대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1만5,000대로 무려 36.1%의 성장세를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입 디젤승용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수입차는 전체 판매 차량 비중의 13%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경기회복 등으로 전년 155만3,200대에서 지난해 164만3,5000대로 크게 늘었고, 중동과 중국도 각각 3.8%와 3.3% 증가했다.
◇연도별 자동차 수출대수 추이<단위:만대>
2010 : 277.2
2011 : 315.2
2012 : 317.0
2013 : 308.9
2014 : 306.1
자료: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