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기술 국제표준 될듯
ITU전문가그룹, 자격 인정…이달 최종 승인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최광 기자 chk0112@sed.co.kr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휴대인터넷(와이브로ㆍWibro) 기술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전문가들로부터 3세대(3G) 이동통신의 국제표준 자격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와이브로가 3G 이동통신의 글로벌 표준으로 공식 채택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정보통신부는 ITU 차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전문가그룹(WP8F)이 지난 5월30일 일본 교토(京都)에서 와이브로를 3G IMT-2000의 여섯번째 표준으로 한다는 내용의 평가보고서를 통과시켰다고 31일 밝혔다. 평가보고서가 오는 6월 말 제네바에서 열리는 ITU 전파통신부문 연구반(ITU-R SG8) 회의를 통과하면 와이브로 기술은 ITU 국제표준으로 사실상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와이브로 관련 업체 "시장 확대" 기대감=삼성전자와 포스데이타 등 국내 와이브로 단말ㆍ장비 업체들은 ITU가 와이브로를 세계 3G 기술표준인 IMT-2000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통과한 데 대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이달 말 SG8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와이브로의 세계화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와이브로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주파수 문제가 해결돼 해외 로밍은 물론 장비와 단말기 개발 비용 절감 등에서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규 와이맥스포럼 워킹그룹장은 "와이브로는 각국 사업자들이 각자 주파수나 받아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주파수 대역이 통일돼 있지 않고 대단히 복잡하다"며 "이 때문에 단말기와 기지국 장비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고 글로벌 로밍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3G 표준으로 확정되면 단일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혼선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단말기ㆍ장비의 표준화가 이뤄져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는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며 세계화의 확산으로 시장확대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4세대(4G)로의 발전이 용이하다는 것도 와이브로가 갖는 또 다른 장점이다. ITU에서는 4G의 후보기술로 와이브로의 발전기술인 '와이맥스 에볼루션'과 비동기식 3G(WCDMA)를 기반으로 하는 '3G LTE', 퀄컴이 주도하는 'MBWA' 등을 꼽은 바 있다.
와이브로는 4세대 기반기술로 거론되는 직교분할주파수다중접속(OFDMA)과 다중입출력(MIMO)을 포함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4G 표준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많은 사업자들이 4G와의 연속성을 염두에 두고 와이브로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또 와이브로가 3G 표준으로 결정되면 3G사업권과 주파수를 확보한 업체들 중 와이브로로 전향할 수 있는 사업자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변수 불구 표준 확정 가능성 높아=이번 WP8F 회의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ㆍ미국ㆍ캐나다ㆍ프랑스ㆍ러시아 등 국가와 보다폰ㆍ모토롤러ㆍ인텔 등 주요 업체들이 대다수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금까지 와이브로의 IMT-2000 편입에 반대입장을 보이던 노키아도 찬성으로 돌아섰다. 반대입장을 밝힌 곳은 독자 3G 표준을 추진 중인 중국과 퀄컴ㆍ차이나텔레콤ㆍ에릭슨 등 소수에 그쳤다.
6월 말 열리는 SG8 회의에는 정부 대표만 참석하기 때문에 중국만 설득하면 최종 승인은 확정적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ITU의 의사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전방위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와이브로는 지난해 6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용화된 것을 시작해 미국와 브라질 등에서 상용화를 결정했으며 일본ㆍ독일ㆍ싱가포르 등 세계 30개국 이상이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양키그룹에 따르면 와이브로의 올해 전세계 가입자는 400만명 수준에서 2010년에는 1,900만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시장규모도 올해 13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력시간 : 2007/06/01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