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지면 우량주 저점 매수 고려해야 한다.’ 지난 주말 종합주가지수가 한 때 900선 근처까지 밀리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900이하로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 장세를 상승추세 속의 조정으로 일시적으로 900이 깨지더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900선이하에서는 장기투자를 위한 저가매수를 시도할만하다”고 진단한다. 강신우 한국투자신탁운용 부사장(CIO)은 “지수 900선이 무너진다고 겁먹을 필요가 없다”며 “900선 붕괴를 매도의 정점으로 보고,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수 대한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900선이 깨진다고 추세가 바뀌는 것은 없다”며 “조정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수는 있지만, 900선 이하에서 저점매수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일시적 900선 붕괴, 겁낼 필요 없다= 전문가들은 지수 900선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지난해 8월부터 이어져온 상승추세가 꺾이지 않았는지, 경기회복의 추세가 여전히 살아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강 부사장은 “지수 900선이 무너지더라도 일시적인 것으로, 850선까지 밀리는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지수조정이 길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펀더멘털이나 상승추세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조정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선진국 중심의 세계경제도 하반기에 가서야 회복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며 “지수도 상반기까지는 900~1,00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연말에 1,2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도 “현재 당면한 미국의 소비위축ㆍ유가ㆍ환율 등의 악재를 상반기 중으로 모두 해소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상황이 좋은 만큼 지수는 2분기까지 900포인트 내외에서 바닥을 다진 후 7~8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거시경제지표에 대한 관심과 확인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본부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앞선 기대감이 실망감을 부추겨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며 “경기회복 추세가 살아있지만, OECD 경기선행지수나 위엔화 절상 등 중요한 거시경제 변화는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능성은 낮지만 노동절 휴일 중에 위엔화 절상이 단행될 경우, 주가가 급락하면 반등을 예상한 적극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상승 모멘텀 부재가 문제= 전문가들은 최근의 지수하락이 조정이 길어지면서 악화된 투자심리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한다. 지수가 9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900선을 깨고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보다는 횡보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 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이 여전히 양호하고,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며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 등이 호재로 작용해 상승할 여력이 큰 만큼 장기투자 관점의 저점매수를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도 “하반기 경기회복과 기업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 매도타이밍은 아니다”라며“내수주를 중심으로 실적우량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정이 길어질 수 있지만, 장기투자관점의 접근이 유효한 시점이라는 것에는 한목소리였다. 이 본부장은 “최근 증시의 가장 큰 악재는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길어진 조정을 하반기 상승장을 예상한 저점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보았다. 강 부사장도 “지금까지 모든 투자자들이 한 목소리로 매수를 외칠 때가 투자에 유의해야 하는 단기고점이었다”며 “반대로 투자자들이 걱정하고 불안해 하면서 주식을 팔 때가 항상 매수기회였다”고 전했다. ◇펀드 등 주식자금 유입 긍정신호= 최근 약세장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가 개인 투자자금의 증시유입이다. 과거에는 주식시장이 오를 때 돈이 들어오고 하락할 때 돈이 빠졌지만, 최근의 경향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시중금리의 하락과 부동산 투기억제책으로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기도 하지만, 주식시장의 장기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 본부장은 “과거에는 지수가 10%만 내려도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지만, 최근에는 하락장세에서 오히려 돈이 들어오고 있다”며 “또 예전 투자자들은 경기지표가 좋아진 후에 투자를 했다면, 최근에는 장기투자ㆍ분산투자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매도 역시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강 부사장은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지만, 한국을 완전히 떠나겠다는 셀 코리아로 볼 정도는 아니다”라며 “특히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늘면서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