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 플래닛 선별인수할 듯… 친족간 계열분리 가능성은 반반

■ 속도 붙는 SK 지배구조 개편 <하> 2단계 구조조정 수면위로

SKT와 겹치는 ICT 분야서 시너지 창출방안이 최대 과제

증권은 범SK 지붕 안에 남을 듯


SK그룹이 SK C&C와 SK㈜의 통합 이후 SK C&C에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는 SK텔레콤과 겹치는 사업 분야에서의 시너지 창출 방안이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이 과제를 풀 '골든타임'이 오는 6~8월께인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상장폐지 이후부터 SK주식회사의 출범 전까지, SK주식회사가 사업지주회사로서 제대로 형태를 갖추기 위해 그룹사의 ICT 관련 사업·인력 등을 끌어오는 것이 주된 방법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유무선 통신사업에 집중하도록 하되 그동안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해왔던 클라우드컴퓨팅·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과 관련된 인력·기술을 SK주식회사로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의 플랫폼 자회사로 지난 2011년 출범한 SK플래닛이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SK주식회사로의 '선별적 인수'가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영욱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SK주식회사가 앞으로 ICT·IoT 분야 등에서 강점을 가지려면 SK플래닛의 빅데이터 분석 능력, 스마트 헬스케어나 핀테크 관련 기술·인력이 필요하다"며 "SK주식회사가 단순히 전산실 구축 사업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SK플래닛의 마케팅·서비스 부문의 선별적 인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한 후 자회사 SK하이닉스·SK브로드밴드·SK플래닛 등의 지분을 가진 SK텔레콤 투자회사를 SK주식회사에 합병시키고 정보기술(IT) 계열사의 사업 다각화, 해외 진출에 보다 힘을 실어주는 시나리오도 유력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다만 "그룹의 지배구조가 더 간결해지는 효과는 있겠지만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이 희석될 것으로 보여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그룹의 유일한 금융계열사로서 지난해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SK증권의 향방은 2년여 내에 결정된다.


현재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돼 있어 SK C&C가 가진 SK증권 지분 10%를 매각해야 한다. 시한은 SK주식회사 출범 이후 유예기간인 2년 후(2017년 8월)이다.

관련기사



SK 내부적으로는 SK증권을 외부에 매각하기보다 범SK의 지붕 아래 남긴다는 방침이다. SK가 기대를 걸고 있는 외부 변수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중간금융지주사 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SK주식회사는 중간 금융지주사를 설립해 SK증권을 보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SK㈜에 속해 있지 않은 SK케미칼 등에 넘길 가능성, 최태원 회장이나 최재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넘겨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밖에 SKC와 SK케미칼의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두 회사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경영해왔다. 최신원 회장이 SKC와 SK텔레시스를, 최신원 회장의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SK케미칼과 SK가스를 맡아 경영하는 구조다. SKC의 최대주주는 SK㈜(42.3%)다. SK케미칼의 경우 SK그룹과 별다른 지분관계는 없지만 SK㈜가 최대주주(지분 44.5)인 SK건설의 지분 28.3%를 SK케미칼이 갖고 있다. SK케미칼은 자회사로 SK가스·SK신텍·유비케어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 때문에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이 SK그룹에서 떨어져 또 다른 GS그룹·LIG그룹 같은 사례를 만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대두돼왔다.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등 그룹 내 다수의 계열사 지분을, 최창원 부회장이 SK케미칼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지분율을 높여온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계열분리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설도 만만치 않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달 등기이사직과 대표이사직 모두에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에게 회사 경영을 위임하기로 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현재 SK와이번스 구단주와 SK경영경제연구소 부회장직도 맡는 등 SK그룹과 연결고리가 많은데다 'SK케미칼 그룹'을 따로 꾸릴 경우 기존 SK그룹사들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포기해야 해 실익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SK그룹 경영진은 사업 개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우려와 불안감을 다독이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은 SK주식회사의 출범과 관련해 고용·처우 등을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다.


유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