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테이퍼링 리스크 완화… 자금 유입 이어질듯

美 국채금리·달러화 안정으로 위험자산 투자 유지

한국경제 펀더멘털·기업 이익 개선… 전망도 긍정적

中 등 변수는 여전 … 일시적 자금유출은 대비해야


외국인 투자 흐름에 국내 주식시장이 휘둘리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자금 흐름은 국내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물론 저금리를 활용한 투자, 즉 캐리트레이드가 확대되면서 외국인 투자 패턴 역시 단기화 혹은 집중화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국인은 지난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강력한 순매도 추세를 보였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강한 순매수 기조로 전환해 국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미국 테이퍼링 리스크에 따른 이머징시장 불안 우려로 국내 시장을 이탈하던 외국인 자금이 3월 이후 다시 유입되면서 주가 반등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의 마음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돌발적인 상황은 외국인 자금의 흐름을 더욱 예상하기 힘들게 한다.


하지만 당분간은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 근거는 우선 테이퍼링 리스크 완화를 들 수 있다. 연초 이후 이머징 주식 및 채권시장이 안정을 회복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려했던 것보다 테이퍼링 충격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이 시장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정도로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유지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테이퍼링 등으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면 글로벌 자금, 특히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위험자산인 이머징 시장을 떠나 달러 자산으로 이동했겠지만, 미국 금리와 달러가 안정을 유지하면서 위험자산 투자가 유지되고 있다. 변수는 미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높이는 등 긴축기조를 강화할지 여부지만 그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혹한 등의 영향도 있지만, 미국 경기가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단기적으로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있어 미국 연준이 긴축기조를 강화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투자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 등 이머징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 자금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글로벌 자금이 펀더멘털 상황을 무시하고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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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이머징 경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이머징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회복의 온기가 점차 이머징 경제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의 경기 불안 등 잠재 리스크를 간과할 수는 없지만,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 혹은 경기 방어 능력 역시 아직은 건재해 중국 불안이 이머징 경기 개선 흐름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국내 경제 펀더멘털 및 기업이익 개선세도 투자매력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일부 체감경기와 지표 간 괴리 논란은 있지만,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9%, 직전 분기 대비 0.9%의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런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성장률은 3% 후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이익 역시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여지가 높다. 특히 일부 업종의 경우 누적된 손실을 한 번에 털어내는 이른바 '빅베스'를 실시함에 따라 이익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높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수출사이클이 회복되고 있어 기업들의 이익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다.

글로벌경기와 더불어 미국 테이퍼링 및 중국 구조조정 등 경기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면서 금융시장과 경기의 변동성은 상당기간 높을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자금 역시 투자패턴이 단기화되고 지역별 및 자산별 투자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할 여지가 높아졌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국내 외국인 자금 흐름이 다시 순유출 흐름으로 돌아설 수도 있지만, 글로벌 자금 흐름을 결정하는 변수와 국내 펀더멘털이 양호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 외국인 자금 순유입 흐름을 투자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미국 금리와 달러화가 국내 외국인 투자는 물론 글로벌 자금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 변수 흐름에 주목하면서 투자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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