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이세돌의 엄살

제9보(101~112)


최철한이 선택한 길은 패로 사는 것이었다. 흑1 이하 5가 그것. 그냥 살 수 있는데 구태여 패를 내다니. 최철한의 수읽기에 결정적인 착오가 있었던 것 같지만…. “착오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 정도의 착오를 범할 철한이가 아니지요.”(이세돌) 착오가 아니었다고 나중에 최철한도 고백했다. 그냥 사는 수를 환하게 읽고 있었지만 일부러 패를 냈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불리하므로 변화를 구해본 것. 고수들은 이따금 이런 작전으로 나간다. 패가 야기시키는 요술에 희망을 걸어 보는 것이다. 백이 패를 피할 도리는 없다 참고도1의 백2에 그냥 이으면 흑3으로 끊겨 환격으로 백돌 8점이 그대로 떨어진다. 일부러 패를 유도한 최철한의 작전은 일단 성공적이었다. 국면을 복잡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세돌의 작은 실수를 촉발시켰으니까. “무심코 둔 백2가 어처구니 없는 실수였어요.”(이세돌) 그 수로는 참고도2의 백1에 받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었다. 그것이면 백이 3으로 따낼 때 흑4의 응수가 불가피하므로 백이 먼저 따내는 패가 된다. 실전은 흑이 먼저 따내는 패라는 점이 다르다. “이런 숨막히는 장면에서 팻감 하나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손실이거든요.”(이세돌) 엄살은 했지만 이세돌은 이때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백12는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물러선 수순이다.(8…5의 오른쪽.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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