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 바이어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동시에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우리 기업들의 문의도 잦아지고 있다.종전에는 투자문의가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바이어 물색이나 유망상품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중국시장 진출시 기본적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지금도 중국은 여전히 위험이 큰 시장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주의해도 판매대금을 못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사소한 실수로 클레임에 걸려 고생하는 기업도 많다. 신용조사 체제가 제대로 이뤄져 있지 않아 파트너에 대한 신용도를 기업자신이 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중국의 금융시장은 매우 불안하다. 중국은행들의 부실채권 금액은 국민총생산(GNP)의 30%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금융불안이 예상된다. 따라서 신용장 개설도 중국4대은행의 것이라야 안심할 수 있다.
1,000만~2,000만달러 규모의 신용장 거래는 모두 위험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처럼 쿼터가 엄격하게 적용되는 품목의 경우 『특권세력과 잘 안다』며 큰 소리치는 바이어를 조심해야 한다.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밀수단속 조치로 우리 기업의 대중 수출이 영향을 받고 있는데, 대량보다는 소량의 물품이라도 바이어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특히 바이어가 요구하는 물품도착시기를 잘 맞춰주어야 한다. 밀수단속에 따라 납기가 지연된다면 곧바로 클레임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바이어들은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을 아직도 저급품 시장으로 잘못 알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에 와서 보면 잘못된 인식을 금방 바꿀 수 있다. 백화점이나 유통상가에는 고급품이 즐비하고 휴일에는 쇼핑인파가 넘쳐난다.
중국에는 바이어의 구분이 분명치 않다. 일부 바이어는 자신의 전문품목이 아닌데도 대리권을 요구하기도 한다. 제품이 좋은 듯하면 특허출원과 시장조사를 제시하면서 대리권을 요구한다. 마치 거래가 조만간 성사될 듯 한국기업을 기쁘게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는 경우가 있다. 또 샘플을 받아간 중국기업이 어느새 모방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바이어 물색을 위해서는 전문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물론 KOTRA나 수출유관기관들이 주선하는 수출상담회도 바이어와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신규 진출하는 기업의 경우 개별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기 보다는 중국에 주재해 있는 수출유관기관이나 단체를 접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약을 할 경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계약서 문구 하나 하나를 세밀하게 검토하고 이의를 제기해서 중국측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 기업들은 계약서명 직전까지도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내심을 갖고 냉정하게 심사숙고해야 한다.
중국은 외국에 대해 다소 배타적인 성격을 보이는데 중국 소비자들은 외국상품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장판매는 현지 중국인에게 맡기는 것이 순조롭다. 중국 시장 진출 성공의 여부는 대부분이 파트너에 좌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보따리무역이 성행하면서 주로 저가품이 들어오고 있어 한국상품의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 메이드인 코리아의 성가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고가품 진출에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