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마침내 회생의 모멘텀 찾았나`
최근 수년간 불황의 늪에서 헤매던 미국을 필두로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과 일본에서까지 서서히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들이 켜지면서 세계 경제 동반 상승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낙관론의 가장 큰 배경에는 미국의 경제가 대 이라크전(戰) 후 회생의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 전체를 견인하는 동력(動力)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세계 최대 소비 대국 미 경제의 회복은 아시아와 유럽의 수출 증가와 각국의 소비 심리 개선 등 경제 회복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미 경제는 회복기에 접어든 것일까. 일부의 이견도 있지만 부정보단 긍정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 경제, 꽃샘 추위 속 봄기운 완연=최근까지도 경제 학자들은 미 경제가 정상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는가, 반짝 효과를 누리고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분분했다. 그러나 3분기에 들어서면서 미 경제가 분명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점차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선 최근 발표된 거시 지표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이 제조업 관련 지표. 저금리에도 불구, 불투명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신규투자와 생산확대를 꺼리는 등 지난 3년 불황의 주 원흉으로 지목됐던 제조업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 경제의 `풀(Full) 가동`을 예감케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2개의 관할 구역 가운데 10곳에서 제조업 분야의 하강이 멈추고 회복의 초기 징후를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6월 내구재 및 자본재 주문량 역시 큰 증가, FRB의 분석에 힘을 실었다.
노동생산성 증가와 최근까지 가장 문제가 돼왔던 고용시장의 개선 역시 미 경제 회복에 무게를 싣는 중요한 단서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지난 2분기 노동생산성은 전기대비 무려 3.6%상승한 5.7%를 기록했으며 지난 주 주간 신규 실업청구 인수는 전주보다 3,000명 줄어든 39만명을 기록, 고용 시장이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경제 하반기 탄력…세계 경제 회복 견인 가능성=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과 연구 기관들은 이 같은 미 경제 회복 전망에 따라 세계 경제 전체 회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의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스는 11일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 회복에 탄력을 받아 내년에는 지난 4년여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이 올 4분기 3.8%의 성장률을 기록한 후 내년 성장률 역시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SWJ) 역시 12일 미 경제 회복의 뚜렷한 회복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수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등도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며 미 경제 회복이 하반기 세계 경제 불황탈출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 전망은 밀접하게 맞닿아 움직이는 세계 각국 증시를 서서히 달구고 있다.
◇채권 금리 급등 부작용 등 악재도 여전=물론 연이은 호재에도 불구, 아직도 조정과정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자들의 지적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최근 미 국채시장에서 금리가 단기간에 거쳐 급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 이미 장기 국채 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리파이낸싱 시장이 냉각조짐을 보이는 등 부작용도 가시화하고 있는 상태며 눈덩이 재정적자도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하반기 세계 경제의 회복 여부가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