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헤지펀드, 6년만에 최대 손실

WSJ "상품시장 급락에 올 수익률 -20%밑으로… 환매요청 잇달아"<br>이머징마켓 투자자금 '본국 송금' 가속화할듯


헤지펀드들이 지난 7월 원유 등 상품시장과 이머징마켓 추락으로 6년 만에 최대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환매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헤지펀드의 자금난은 이머징마켓의 투자를 빼돌려 본국으로 가져가는 이른바 본국송금(repatriation)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들은 지난해 신용경색 사태에도 불구하고 상품시장과 이머징마켓, 부실 은행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지만 올 들어 이들 투자처의 수익률이 급락했다. 몇몇 펀드들은 올 들어 20%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 계열 헤지펀드인 트리베카글로벌그룹은 투자자들의 환매에 시달리면서 운용규모 4억달러의 헤지펀드를 청산하기로 했다. 런던에 위치한 보이어 앨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1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는 올 들어 28%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헤지펀드는 아시아 주식시장에 집중해 지난해 52%의 수익을 냈지만 올 들어 수익의 절반 이상을 까먹었다. 런던에 소재하는 또 다른 헤지펀드인 RAB캐피털의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14억달러 규모), RAB 에너지 펀드(7억5,100만달러 규모)는 올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손실률이 각각 32.5%, 27.4%에 달했다. 원자재와 에너지에 집중 투자해온 이들 펀드는 7월 들어 상품가격이 급락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헤지펀드들은 7월 원유를 비롯한 상품시장이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조사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가 60개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월 2.8%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02년 7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 하락해 위기에 강하다는 그간의 헤지펀드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헤지펀드의 손실이 커지면서 환매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하이랜드 크루세이더 펀드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거나 구조조정 중인 기업에 주로 투자해 양호한 수익률을 쌓아왔다. 하지만 올 들어 15%의 손실을 기록하자 돈을 빼달라는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6월 현재 환매 요청된 돈은 전체 자산 23억달러 가운데 20%에 이른다. 한꺼번에 몰린 환매 요구를 감당하지 못한 하이랜드는 9개월 동안 환매대금을 분할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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