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노던록 국유화는 옳은 선택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 모기지은행인 노던록의 해결 방안이 마침내 가닥을 잡았다. 앨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노던록을 민간에 매각하려던 지난 5개월여간의 시도를 접고, 이 은행을 국유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970년대 이래 영국 정부가 부실업체를 인수하기는 처음이다. 영국 정부로서는 그간 노던록에 수백만파운드를 지원해 왔고 예금 지급 보증 조치도 취했던 만큼 노던록의 국유화 결정은 납세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보인다. 노던록 국유화 결정은 최선의 대안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제한적 대안 가운데 가장 낫다. 공적 자금으로 추가로 투입하지 않고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너무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노던록의 입장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지급불능조치도 금융 시장에 혼란을 가져 올 게 뻔해 해법이 될 수 없다. 영국 정부는 회생을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 있고 공적자금도 보호해줄 수 있는 민간 업체에 매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따라다닌다. 그 하나는 주주들의 반대 및 배상 요구이고, 다른 하나는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대부분의 리스크를 납세자가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국유화가 납세자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해법이냐의 여부는 납세자들이 주주들에게 보상책으로 무엇을 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노던록의 장부가치는 여전히 어마어마하지만 실제 자산가치는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규모와 민간 부문 매각 가능성에 국한된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은행이 국유화된다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1,000억달러가량 부풀려진 대출 규모는 지급 보증 규모를 감안해 축소될 것이다. 노던록의 국유화와 과거 실패했던 기업 국유화 간의 가장 명백한 차이는 노던록의 국유화는 잠정적이라는 점이다. 노던록이 정부의 관리 아래 더 나은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는 없으며, 단지 노던록의 현 상황을 감안해 국유화가 필요할 뿐이다. 이를 두고 집권 노동당 정부가 사회주의로 돌아가려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다. 노던록의 국유화 결정은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며, 오히려 이런 결정이 5개월 동안 지체된 게 더 큰 의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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