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 비즈니스] 라이코스

충실해보이는 한 마리의 개가 앉아 있다. 주인이 무언가를 주문하자 이 개는 어디론가 달려가서는 주인이 말한 것을 물어 온다. 주인이 「지진」이라고 말하자 땅이 흔들리고, 해수욕장이라고 외치면 영락없이 바닷가에 가 있다. 주인이 말한다. 『잘했어 라이코스.』최근 국내 TV에 선보인 라이코스의 광고다. 세계 3대 인터넷 검색 서비스로 손꼽히는 라이코스(WWW.LYCOS.COM)는 유명세에 비해 아직 국내에는 낯설다. 미래산업과 손잡고 지난 1일 라이코스코리아(WWW.LYCOS.CO.KR)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네티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라이코스는 미국에서 매달 발표되는 인기 인터넷 서비스 순위에서 늘 상위권에 올라 있는 세계적인 인터넷기업이다. 이용하는 네티즌만 4,500만명.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야후(YAHOO!)와 매달 누가 더 많은 네티즌이 방문했는지 아웅다웅하곤 한다. 라이코스가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모두 11가지. 이중 핵심은 역시 「웹 스파이더」로 불리는 검색엔진이다. 「웹 스파이더」는 90년대 중반 컴퓨터공학으로 유명한 카네기멜론 대학의 한 공대생이 만든 제품이다. 검색기능이 탁월해 미국에서 특허까지 받았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서 광고 속의 개처럼 원하는 정보를 속속 물어다주기 때문이다. 이 제품에 라이코스가 「웹 스파이더」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이 제품은 세계를 휩쓸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은 「거미줄」이란 뜻이다. 「스파이더」가 거미라는 것을 생각하면 웹 스파이더는 촘촘히 얽힌 인터넷을 탐험하는 한 마리의 거미가 된다. 웹 스파이더는 24시간내내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거미줄에 걸린 정보를 찾아준다. 라이코스는 거미줄에서만 기다리고 있지 않는다. 라이코스는 원래 「늑대거미」(WOLFSPIDER)를 뜻하는 라틴어. 늑대거미는 거미줄을 치는 대신 먹이를 쫓아가 사냥해서 잡아 먹는다. 회사 이름처럼 라이코스는 인터넷에서 거미줄에 걸리지 않은 모든 정보를 잡아오는 것이다. 라이코스코리아의 웹 검색가들은 『다른 검색 서비스로 「소년」이란 말을 찾으면 청소년 등 관계없는 수많은 말도 찾지만 라이코스는 정말 필요한 「소년」에 대한 정보만 찾는다』고 자랑한다. 라이코스가 정보검색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무료 홈페이지 서비스인 「트라이포드」가 라이코스의 또다른 자랑. 검색엔진이 잠시 들렀다 가는 곳이라면 트라이포드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인터넷에서 커다란 공동체(커뮤니티)를 만들게 해준다. 물론 집짓는 비용은 무료다. 트라이포드라는 가상도시에서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집도 짓고, 다른 사람들에게 구경도 시켜준다. 현재 트라이포드에는 360만개의 홈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다. 트라이포드를 비롯해 수많은 서비스들이 한곳에 모인게 라이코스의 실체다. 그래서 사람들은 라이코스라는 말대신 「라이코스 네트워크」라고 한다. 한두가지 서비스로 네티즌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라이코스 네트워크 안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분을 위한 인터넷 가이드」라는 라이코스의 구호, 그 자체다. 라이코스에 오늘날의 영광을 안겨준 1등 공신으로 많은 사람들은 라이코스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등장하는 맹인 안내견을 든다. TV광고속의 그 개가 맹인 안내견이다. 원하는 정보를 찾으려는 네티즌은 무한한 인터네공간에서 헤메는 맹인. 라이코스는 맹인 안내견처럼 인터넷이용자의 충실한 안내자가 되주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늑대거미를 뜻하는 라이코스의 광고에 왜 거미가 아닌 개가 등장했을까. 라이코스 관계자는 『안내견이 거미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 개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

관련기사



김창익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