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표준체중 기준 지나치게 낮아 정상인이 환자로"

美 CDC 보고서 발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비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한방 일각에서 의학적 측면에서 ‘정상체중’의 기준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몰아가는 누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비만이 미국인을 죽이는 ‘킬러 2호’라는 종전의 연구결과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미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이러한 인식의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CDC는 올 1월까지만 해도 비만으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 수가 연간 36만5,000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2만5,814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CDC는 보고서를 통해 “극도의 과체중을 의미하는 비만은 논란의 여지 없이 치명적인 질환을 부를 수 있지만 의학적 측면에서 약간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 정상 체중보다 사망 위험율이 오히려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대학병원 A교수(가정의학과)는 “의학적인 측면에서 표준체중의 기준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경우에 따라 기준으로 삼기 어려울 때도 많다”면서 “그러나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체중인 사람이 건강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내과)는 “신장이 175㎝인 남성의 경우 69㎏ 정도가 표준 체중인데 과연 이러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연령과 병력ㆍ환경ㆍ이상체질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키와 몸무게의 단순비교만으로 표준체중이냐 그렇지 않느냐를 구분 짓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표준체중의 기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양방보다는 한방에서 더욱 거세다. 한방 대학병원에서 20여년간 진료하다 몇 년 전 개원한 B박사는 “체질론적으로 다소 살이 쪄야 건강한 사람이 있고, 말라야 건강한 경우도 있다”면서 “나이ㆍ체질ㆍ병력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숫자적인 개념으로 비만이나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몰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한방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는 C박사는 “젊은 여성의 상당수는 체중에 문제가 없는데도 무조건 몸무게를 줄이려고 한다”면서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조금 살이 쪘다고 지나치게 공포감을 조성하거나 무슨 큰일이나 벌어지는 것처럼 유도하는 것은 제약사의 마케팅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기 때문에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대학 전국여론조사센터 생물통계학자인 메리 그레이스 코버 박사는 CDC 보고서를 통해 “오늘날 체중이 정상이라는 기준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것으로 보이며 과체중으로 분류된 미국인들의 경우 과거보다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운동도 많이 하며 혈압관리도 더 잘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사망률과 체질량지수(BMI)의 상관성에 대한 CDC의 새 보고서는 20일자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실렸다. CDC는 지난해 해마다 40만 명이 비만으로 숨지며 이는 흡연에 이어 두 번째 사인이라고 발표했으나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자 지난 1월 36만5,000명으로 수정 발표했었다. JAMA 논문에 따르면 과체중인 미국인들은 혈압과 콜레스테롤수치를 보다 잘 관리하기 때문에 정상인보다 오히려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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