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아울러 불황의 여파로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비중이 늘어나는 한편 소주와 담배의 소비량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올해 대학교를 졸업한 이들의 취업률은 56.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2.8%포인트 떨어진 것이며 지난 2000년 56.0%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고교 졸업자의 취업률도 60.1%를 기록, 지난 93년의 57.9%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각박한 사회현실이 반영된 현상도 다수 나타났다. 이혼율이 늘었다. 지난해 이혼건수는 16만7,100건으로 전년의 14만5,300건에 비해 15.0%나 증가했다. 하루 평균 458쌍이 이혼한 셈이다.
이혼사유도 달라졌다. 부동의 1위인 ‘부부불화’는 72.5%에서 70.0%로 낮아졌다. 반면 ‘경제문제’는 13.6%에서 16.4%로 오히려 높아졌다. 특히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은 10년 사이에 무려 7배 가까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출산율은 떨어졌다. 가임여성 한명이 평생 동안 낳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19명에 불과했다. 현재 인구가 유지될 수 있는 2.1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강력범죄 발생건수는 증가했다. 절도, 살인, 강도, 강간, 폭행ㆍ상해 증 주요 범죄는 지난해에 모두 25만6,000건으로 전년보다 6.3% 상승했다. 절도가 4.8%, 살인은 2.8%, 강도 23.1%, 성폭행 9.9%, 폭행ㆍ상해가 9.3%로 각각 증가했다.
서민들의 술ㆍ담배 소비량은 증가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시름을 달랠 수단으로 술과 담배를 애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인(19세 이상) 1인당 주류 출고량은 86.2ℓ를 기록, 전년의 86.8ℓ보다 소폭 줄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싼 맥주 소비량은 53.1ℓ로 3.3% 감소한 반면 서민들이 애용하는 가격이 저렴한 소주는 5.7%가 늘어난 26.0ℓ를 기록했다.
담배의 경우 지난해 성인 1명이 하루에 피우는 담배는 평균 7.4개비, 금액으로는 540원로 나타났다. 2002년과 비교해 0.2개비를 더 피우고 53원을 담뱃값으로 더 냈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도 늘었다. 지난해 암 사망자는 10만명당 131.8명으로 1년 전의 110.6명보다 21.2명이나 증가했다. 반면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 사망자는 각각 75.5명과 35.6명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IT서비스의 보편화로 통신비 지출액이 10년 전보다 4.8%포인트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일반전화 가입자 수는 2,287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2.6% 줄었으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359만2,000명으로 3.9%나 늘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1,117만8,000명으로 2000년보다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교육비 부담도 늘어났다. 올해 교육비가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체의 77.2%로 96년 이후 계속 증가했다.
특히 교육비 중 학원 등 사교육비를 포함한 ‘보충교육비’가 지난해보다 8.6%포인트 늘어난 64.6%를 기록,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꼽혔다. 이밖에도 결혼 후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년1개월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