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다국적군 리비아 공습] 최대 변수는 국제여론

美국내 비난 시달려 신중한 태도로 선회… 英·佛도 '역풍' 우려<br>"방관만 하나" 여론 확산… 獨은 입장 바꿀 수도

리비아 사태의 최대 변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프랑스 정부는 자국 내 비난 여론에 시달리고 있으며 아랍연맹은 다국적군의 대(對)리비아 미사일 공격을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군사개입에 소극적이던 독일 정부는 '리비아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하면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21일 AP통신은 미국이 국내의 비판적인 여론과 국제사회의 기대치로 리비아 사태 개입에 점점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은 20일(현지시간) 리비아 사태에 대해 "미국이 뚜렷한 목표도 없이 분쟁에 끼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진보적 성향의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헌법상 절차인 의회의 사전승인이나 협의도 없이 군사개입을 결정했다며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번 군사개입을 통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하야하지 않으면 미국이 체면을 구기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애런 데이빗 밀러 우드로윌슨 국제센터 연구원은 "미국이 이번 군사개입으로 카다피를 축출하지 못하면 미국의 위상에 금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점점 소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카다피가 물러나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미 정부는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공습을 결의하자 "다국적군의 리비아 시민 보호를 지원하기 위한 제한된 역할만 할 것"이라며 군대를 파견했고 20일에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며칠 내로 군사작전의 주도권을 다국적군에 넘길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신중한 태도로 선회했다. 애초에 자국에서의 지지도 쇄신을 염두에 뒀던 영국과 프랑스도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영국 정부는 최근 극심한 긴축재정으로 지지도 하락에 시달려왔으며 최근 실시된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했다. 사르코지 정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에서 밀리는 상황인데다 앞서 튀니지나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 때에도 별다른 역할을 못해 비판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 언론이 이 같은 '속셈'을 이슈화하면서 리비아 공격에 적극적이었던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리비아 사태에 뒷짐 지다시피 했던 독일의 경우 영국ㆍ프랑스와 반대로 국내에서 "리비아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독일은 이탈리아와 함께 리비아의 2대 교역 상대국인데다 국내에서 군사 개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대세인 탓이다. 현재 독일은 아프가니스탄에 미국ㆍ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의 병력을 파견했지만 철군 여론이 거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리비아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아랍연맹은 애초 입장과 달리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미사일 공격을 비난하고 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아랍연맹은 시민의 안전을 원한다"며 "미사일 공격은 아랍 연맹이 지지하기로 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