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수급불균형 해소가 관건

실제 24일 증시는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약세흐름을 보였다.증권업계는 이처럼 양(兩) 시장이 동반상승보다는 대립적(대체적) 구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한정된 자금이 재료에 따라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다니는 등 수급불균형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덩치는 커졌는데 파이 크기는 그대로 최근 국내 증시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는 시가총액(덩치) 규모는 커졌는데 신규자금 유입(파이의 크기)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데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간접투자상품 열기에 힘입어 시중자금이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즉 신규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선순환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후부터는 대우사태에 따른 여파로 신규자금 유입이 단절된 상태에서 상장기업들의 유상증자가 러시를 이루며 물량만 잔뜩 늘어났다. 이와관련, 지난해 7월말 현재 증시의 시가총액 규모는 거래소시장 295조원, 코스닥시장 28조원 등 323조원이었지만 현재는 402조원(거래소시장 307조원, 코스닥시장 95조원)으로 8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결국 한정된 자금이 이곳 저곳으로 분산되면서 시장에너지만 약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급성장 및 주가 강세로 거래소시장에 잔류해 있던 자금마저 이탈을 가속화, 거래소시장의 수급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투자주체의 매수여력 감소도 문제 지난해 증시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탈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과 투신권의 쌍끌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외국인은 엔달러 환율등 시장변수를 고려해 매수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등 추가적인 자금투입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대우사태 이후 시장에너지를 보강하는 유일한 주체로서 역할을 해왔다. 실제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6조2,000억원(코스닥시장 포함 7조2,000억원)에 이르고 있는데, 만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원화약세가 가시화될 경우 환차손 방지를 위한 자금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신권의 매수여력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투신권은 대우채 환매 이후 자금의 환류를 기대했지만 대부분의 환매자금은 단기 부동화하면서 은행권으로 유입됐고, 특히 은행권에 흘러 들어간 자금도 주식보다는 채권에 주로 투자되고 있어 증시의 유동성 보강에는 별 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증권업계는 시중 유동성의 증시 유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유동성 마저 코스닥시장으로 흡수되고 있어 당분간 거래소시장의 수급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 4월까지 7~8조원 규모의 신주상장이 예정돼 있는 반면 거래소시장은 상장기업들이 1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관리에 나서고 있어 종목별 단기 수급개선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개방형 뮤추얼펀드가 조기도입될 경우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신규자금의 증시 유입은 물론 만기구조의 연장에 따라 일시적 매물에 의한 시장 충격도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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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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