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10개 가운데 3개는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이 최대주주 지분율 이상의 주식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많아 오히려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사냥감이 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30일 ‘국내기업 현금보유 과다한가’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9월 말 현재 금융기관을 제외한 582개 상장기업 중 보유 현금이 최대주주 지분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기업은 전체기업의 27.8%인 162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다른 기업이 M&A한 뒤 해당 기업의 현금성 자산으로 사후에 M&A 비용을 상환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어 오히려 기업사냥꾼의 먹이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현금성 자산은 방어 무기로 활용될 수 있지만 과도하게 많으면 적대적 M&A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조사대상 중 보유 현금성 자산이 시가총액의 40%를 초과하는 기업도 17.8%인 103개에 이르렀다. 지분율 40%는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또 조사대상 기업 중 12.3%는 차입금 없는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고 현금성 자산 규모가 차입금보다 커 실질적으로 무차입 상태에 있는 기업도 20.4%에 달해 3곳 중 1곳은 실질적으로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