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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르의 유럽축구 돋보기 <15>EPL의 '작은 스페인' 스완지시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스완지시티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팀이다. 올 시즌 미카엘 라우드루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더 체계적인 패스와 세밀한 볼 컨트롤을 팀 컬러로 내세울 계획이다. 잘 알려져 있듯 라우드루프는 덴마크의 영웅이다. 현역 시절은 물론이고 지금도 덴마크에서 신적인 존재로 추앙을 받는다.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시절 그는 창의적인 드리블 센스와 치명적인 공격 패스를 무기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많은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는 바르셀로나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현재 바르셀로나 축구의 중심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보고 과거 라우드루프의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이니에스타는 어린 시절 라우드루프를 보며 영감을 많이 얻었다고 한다. 감독으로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라우드루프지만 확실한 것은 본인이 선수 시절 추구했던 스타일을 스완지에 입힐 것이라는 점이다. 사령탑에 앉자마자 처음 한 일도 스페인 선수들의 영입이었다. 첫 번째 영입은 수비수 호세 치코. 스페인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바르셀로나 2군에서 뛴 경험도 있다. 라우드루프는 치코를 두고 꼭 필요한 수비 자원이라며 구단에 영입을 요청했다. 국적은 캐나다지만 지난 시즌 스페인 리그 비야레알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조너선 데 구즈만도 임대로 데려왔다. 높은 수준의 테크닉과 간결한 패스 능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또 무엇보다 미드필더 미겔 미추를 주목해야 한다. 라요 바예카노의 1부 리그 승격을 이끈 그는 개막전 두 골로 EPL에 발을 내밀자마자 주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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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또는 스페인 리그 출신 선수는 아니지만 스완지는 기성용에게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얼마 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미안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성용 한 명만 눈에 띌 정도로 특출했다. 스완지뿐 아니라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도 기성용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변변찮은 주머니 사정 탓에 포기하고 만 것 같다. 한국에 머무는 스페인 축구 지도자로서 스페인 축구와 한국 축구가 결합된 스완지는 무척이나 기대되는 팀이다. 당장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몇 시즌 내에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따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페페 세레르(대교바르셀로나 축구학교 총감독∙바르셀로나 유스팀 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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